[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입시 실패로 방황했던 삶… 주님 영접하고 매일 은혜 넘쳐

입력 2020-02-03 00:09

어려서 모든 사람에게 남다른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예쁘다, 착하다, 똑똑하다, 성격 좋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런데 모든 친구들이 다 들어가는 고등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졌다. 공부를 곧잘 했는데도 단짝 친구 6명 중 혼자 떨어진 충격에 방황하기 시작했다. 그 때 같은 처지의 동네 친구를 만났고 우리는 수면제를 사두었다는 또 다른 친구를 찾아갔다. 각자 부모님께 유서를 써놓고 대표로 한 장의 유서를 친구에게 우편으로 보내고 수면제를 한 움큼씩 나누어 술과 함께 마셨다. 그러나 다음 날 아무도 죽지 않고 셋 모두 일어나며 집단 자살 해프닝은 막을 내렸다.

어머니 외의 모든 사람에게 일반고에 진학했다고 속이고 아침에 수업을 하는 야간 고등학교에 사람들을 피해 3년간 숨어 다녔다. 교회에서도 친구들을 피해 어른 예배를 드렸지만 삶은 믿음과 아무 관계가 없었다. 열등감과 삶의 회의로 고3 여름에 차비만 들고 해운대로 가출했다. 낯선 무리들 틈에서 며칠을 지내기도 하고 노숙자 아저씨들 속에도 있었다. 집은 발칵 뒤집혀 난리가 났지만 ‘나는 내 딸을 믿는다’는 아빠의 한 마디 말로 가출은 일단락됐다.

어느 날 대학생 친구들과 카페에서 처음 담배를 접했다. 몸이 약했지만 한 가치의 담배는 모든 괴로움을 날리는 신세계였다. 그러다 결혼을 하면서 방황은 마무리됐다. 나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해주는 한결 같은 남편의 사랑에 한없이 행복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남편이 간경화 판정을 받으며 고난이 시작됐다. 복수가 차고 간성혼수가 와서 죽을 고비도 주님이 주시는 평강으로 이겨내다가 남편은 결국 천국으로 떠났다. ‘하나님! 왜 데려가셨어요? 하나님 말씀 잘 듣고 말씀 붙잡고 있는데 왜요?’ 길을 가다가도 설거지를 하면서도 나의 질문은 계속됐다. 장례를 치르고 기도하는데 ‘여자들은 자기의 죽은 자를 부활로 받아들이기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더 좋은 부활을 얻고자 해서 악형을 받되 구차히 면하지 아니하였으며’라는 말씀이 떠올랐다. ‘주님 제게 왜 이러세요? 지금 이 상황에 제게 순교하라는 거예요?’라고 대들었고 과부가 됐다는 생각에 너무 비참했다. 겉으로는 ‘아니야! 난 하나님 자녀야! 다 가진 자야!’ 하면서도 실제는 정반대였다. 그때 내 신앙에 문제가 정확히 보였다.

마침 지인의 권유로 춘천 한마음교회 겨울 수련회에 참가했다. 목사님께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 죄를 대신해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나의 주인이 돼 주셨다는 말씀을 선포하셨지만 나는 현실의 어려움만 계속 얘기했다. 그렇게 마음은 힘들어도 이상하게 교회만 오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자꾸 생각나더니 성령께서 내 믿음은 믿음이 아니라 아는 것에 불과했다는 것과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되었기 때문임을 비춰주셨다. ‘내가 주인 되어 예수님을 믿지 않았구나! 어찌합니까? 주님!’ 애통하는 마음으로 회개하며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내 신분이 확실해지니 교회 공동체가 보였다.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처럼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전하다가 천국에 가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엄마의 지난날의 자살 사건, 담배, 가출 등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고백했다. 처음에는 무척 놀랐지만 복음으로 당당해진 엄마라며 좋아했다. 그 후 자격증을 따고 독서실 실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직원 어머님이 암 투병 중이라는 말을 듣고 달려가 남편의 투병 생활과 함께 복음을 전했다. 남편의 죽음도 이제는 복음의 통로가 된 것이다.

더 좋은 부활체를 주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에 날마다 새 힘을 얻으며 은혜가 넘치고 하늘 가족 교회 공동체와 함께하는 기쁨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풍성해진다. 고난도 넉넉히 이기게 하실 하나님!! 천국 소망으로 기쁘게 주님이 가신 길을 따라갈 것이다.

김영숙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