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하루 1만9000명 입국… ‘24시간’ 근무에도 일손 모자라

입력 2020-01-30 04:07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29일 중국 광저우에서 온 여행객들이 발열 검사 및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위해 검역대에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프롬 차이나, 히어(From China, here·중국에서 온 분은 이쪽으로).”

29일 오전 10시40분. 중국 톈진발(發) 여객기에서 승객 99명이 한 명씩 내리기 시작했다. 인천국제공항 서편 통로 검역대에 설치된 열감지 카메라에 승객들의 실루엣이 아른거렸다. 검역관 4명이 카메라 옆에 선 채 체온계를 승객의 이마와 목에 가져다 댔다. 검역관은 “편찮은 데 없으시죠” “아픈 데 없으시죠”라고 거듭 물어가며 증상을 재차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국내 전파를 막기 위해 마련된 절차다.

체온 측정을 마친 승객들은 곧장 다른 통로로 이동했다. 경찰 6명이 배치돼 이들을 안내했다. 경찰이 “옐로페이퍼”라며 건강상태 질문서를 요구하자 승객들은 기내에서 준비한 노란 종이를 주섬주섬 꺼내 보여줬다. 질문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승객들은 검역공간 한편에 비치된 서류를 작성한 뒤 통로로 향했다. 영어를 못 하는 중국 승객도 주변의 도움을 받아 서류 빈칸을 메웠다.

이날까지 인천공항 8개 검역대에 배치된 검역관은 총 96명이다. 이들은 4개조로 나뉘어 주간과 야간을 각 1조씩 돌아가며 근무한다. 중국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도착하면 배정된 통로 3개 중 2개를 중국인 전용으로 지정해 따로 들어오도록 한다.

검역 인력만 100명 가까운 머릿수가 배치됐음에도 현장에는 여전히 일손이 모자라다. 김한숙 인천항공검역소 과장은 “우한 지역 직항만 검역했을 당시에는 게이트에서부터 검역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중국 전역에서 온 승객들을 모두 검역하다 보니 게이트마다 검역관이 있을 수 없다”면서 “중국으로부터 어제 온 승객만 해도 1만9000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상희 국립인천항공검역소장은 “현재 국방부에 군의관 21명, 간호장교 12명을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국방부에 지난 27일자로 군의관 25명, 간호장교 25명, 일반병 130명을 인천공항검역소에 추가지원 요청했다. 인원과 함께 장비도 증원될 예정이다. 현장 관계자는 “현 격리시설 대기시간은 48시간 정도지만 신속진단키트가 들어오면 6시간으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선별진료소 풍경은 한층 삼엄했다. 인천공항 서편 선별진료소에서는 ‘레벨D’ 전신 보호복과 고글을 착용한 군의관과 간호장교 각각 1명이 환자를 맞았다. 인천공항에만 5곳이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는 환자의 증상이 신종 코로나가 아닌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감염 때문인지 여부를 살핀다. 인플루엔자 감염자로 판정나더라도 다른 의심 증상이 있으면 공항 내 격리시설로 이송된다.

김 소장은 “검역대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선별진료소로 (승객을) 이동시켜 진단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1차 검역대에서 증상이 발견되면 뒤편에 마련된 2차 검역대에서 의사가 심층조사를 하고 여기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진료소로 보낸다. 다만 후베이성에서 온 승객은 국가지정병상으로 이송한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환자 4명을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83명으로, 이 중 28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총 387명이다. 세 번째 환자의 접촉자는 95명으로 당초 74명보다 늘었다. 환자의 카드사용 내역과 본인 진술 재확인 결과 증상 시작 시점이 22일 오후 7시에서 오후 1시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조효석 김영선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