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각국 정부가 전세기를 통해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을 철수시키고 있다.
우한에서 206명의 자국민을 태우고 출발한 전세기가 29일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일본 정부는 의사와 간호사, 검역사를 전세기에 동승시켜 탑승자 전원을 대상으로 기침과 발열 등 증상을 확인했다. 37도가 넘는 발열과 기침 등의 증세가 확인된 5명은 기내에서 격리된 공간에 머물렀다가 착륙 직후 구급차편으로 도쿄도립 고마고메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들 중 40대 남성과 50대 남성 2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 검사에서 증상이 발견되지 않은 승객 중 정밀검사에 동의한 199명은 국립의료연구센터 에바라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 중 8명이 발열과 기침,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나 7명이 입원 조치됐다. 이로써 전세기 승객 중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은 12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92명은 지바현에 위치한 호텔에 머물면서 정밀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머물도록 했다. 검사에 동의하지 않은 2명은 귀가 조치됐다. 일본 정부는 이들의 집에 검역관을 파견해 주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토록 했다.
미국 역시 240여명의 자국민을 태운 전세기가 이날 우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이들은 중간 급유를 위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들렀다가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로 간다. 앵커리지에서 실시된 검사에서 발병이 확인된 환자는 현지 지정 병원으로 옮겨지고 나머지 탑승객들은 온타리오 도착 후 비행기 격납고에서 약 2주간 격리 수용될 예정이다.
온타리오 공항은 미 정부가 비상사태로 해외에서 송환된 미국인을 수용하기 위해 지정한 공항이다. 비행기 격납고는 공항 내에 있지만 여객터미널과는 떨어져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온타리오 공항은 수용시설 준비를 위해 격납고 안에 샤워시설과 욕실, 물탱크 등을 들여놓았다.
호주는 30일 자국민을 태울 전세기를 우한에 파견한다. 600여명에 달하는 우한 거주 호주인들은 본토에서 1500㎞ 이상 떨어진 크리스마스섬에서 2주간 격리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섬은 호주 정부가 보트피플 등 난민 희망자를 임시 수용하던 곳이다.
프랑스도 같은 날 우한에 전세기를 투입한다. 바이러스 증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해 태울 계획인데 1진 전세기에는 감염 가능성이 없는 국민이 탈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