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수선수(MVP) 출신의 위용은 그대로다. 프로농구(KBL) 원주 DB가 이달 초 전역한 두경민(29)의 복귀 후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고 있다.
DB는 지난 27일 정규시즌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88대 69로 대승을 거두는 등 29일 현재 8연승을 달리고 있다. 순위는 단독 2위(22승 13패)다.
당초 DB는 SK와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지만 외국인 선수 일라이저 토마스가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한국 무대를 떠나며 어수선하게 개막을 맞았다. 여기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센터 김종규의 들쭉날쭉한 경기력과 허웅·윤호영의 부상 등으로 중위권(5위)으로 내려앉았던 상태였다.
이랬던 DB가 군생활을 마친 두경민이 지난 10일 인천 전자랜드전에 복귀한 이후 놀라운 팀으로 변모했다. DB가 리그 1위에 올랐던 2017-2018시즌 MVP 두경민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준 순간이다.
두경민은 복귀전에서부터 15득점을 올리는 등 올 시즌 6경기에 나서 경기당 약 24분 정도만 뛰고도 평균 16.5득점 3.7어시스트를 올리며 대활약 중이다. 모든 경기 두 자리수 득점을 올리는 등 꾸준함도 과시하고 있다. 아직 뛴 경기는 적지만 득점은 MVP 시즌인 2017-2018시즌(16.4점)과 비슷하며 현재 국내 선수 득점 1위인 부산 KT 허훈(평균 16.1득점)보다도 좋은 기록이다. 외곽슛을 많이 던지는 가드임에도 야투 성공률은 60.7%에 달하는 등 실속 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다.
더 반가운 것은 두경민의 가세 전후로 동료들의 파괴력도 살아난 점이다. 부상을 떨쳐낸 허웅은 해당 기간 평균 16.7득점으로 두경민과 쌍포로 활약하고 있다. 김종규도 같은 기간 14득점 6.8리바운드로 제몫을 해주고 있다. 토마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치나누 오누아쿠 또한 최근 3경기 평균 21.7득점 10.3리바운드로 물이 올랐다. 두경민 복귀 후 6경기에서 DB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91.3점이나 되며 2위인 SK(84.5점)를 압도했다. 이런 성적을 바탕으로 DB는 현재 팀득점(82.9점), 팀리바운드(42.5개), 팀어시스트(19개) 모두 리그 1위에 올라있다.
0.5경기차로 쫓고 있는 1위 안양 KGC인삼공사(23승 13패)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DB는 30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승리할 경우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다. 입대 직전 DB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두경민이 전역 직후 곧바로 팀에 정규리그 우승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