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 “백신 개발 성공… 임상시험까지 1년 소요”

입력 2020-01-30 04: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됨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백신 조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홍콩대 연구진이 28일(현지시간)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고 미국 보건 당국도 백신 조기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염병 권위자인 위안궈융 교수가 이끄는 홍콩대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종균 분리 추출에 성공해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위안 교수는 “이미 백신을 생산했지만 동물시험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사람 대상 임상시험 절차까지 마무리하려면 적어도 1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대 연구팀은 과거 위안 교수 연구팀이 개발했던 코에 뿌리는 백신을 토대로 새 백신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일부를 독감 백신으로 바꿨고 이를 통해 독감 바이러스는 물론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보건 당국도 신종 코로나 백신의 조기 개발 작업에 착수했으며 향후 3개월 안에 초기 단계의 임상시험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CNBC에 “시간표는 매우 낙관적”이라면서도 “그러나 1단계가 백신이 보급될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어 “백신이 일반에게 판매되기 위해선 1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중국질병통제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종균을 분리 추출해 백신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밝힌 바 있고, 호주 멜버른대의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연구소 연구진도 감염자로부터 채취한 바이러스를 추가 배양해 재생산해냈다고 현지 언론 등이 29일 보도했다.

멜버른대 연구진은 배양한 바이러스 샘플을 세계보건기구(WHO), 전 세계 연구소 등과 공유할 방침이다. 마이크 캐턴 멜버른대 도허티 연구소 부소장은 언론에 “이 샘플들은 앞으로 백신 개발 작업에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을 가려내는 항체검사를 개발하는 데에도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