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올해 미국에 ‘김복동센터’ 세울 것”

입력 2020-01-30 04:09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김복동’이 지난해 8월 8일 전국 317개 상영관에서 개봉했다. 영화 김복동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가 19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한 27년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상영관 모습.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이자 여성인권·평화운동가로 살다 지난해 1월 28일 세상을 떠난 김복동 할머니 1주기를 맞아 미국 워싱턴에 ‘세계 김복동센터’를 건립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정의연은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24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의연은 김 할머니 1주기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 전신) 창립 3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김복동의 희망, 마리몬드, 이솔화장품, 연세의료원노조 등 단체와 함께 센터 건립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센터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와 전시 성폭력 문제 등을 다룬 전시·교육 공간이 꾸려진다.

윤미향 정의연 이사장은 “이 땅에 일본군 성노예제와 같은 전쟁 중 성폭력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워싱턴에 김복동센터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김 할머니의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따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의 역사를 기억하고, 인권과 평화의 메시지를 미래 세대와 나누고자 하는 뜻에 동참해 달라”고 전했다.

센터 개소식은 오는 11월 25일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에 진행될 예정이다. 정의연은 센터 건립을 위해 저금통을 배포하고, 모금 계좌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모금 활동을 펼친다. 센터 건립에 참여하는 단체와 개인의 이름은 센터 내 마련될 ‘기부자의 벽’에 새겨진다.

1998년부터 한국과 프랑스에서 여성을 주제로 미술작품 작업을 해온 홍일화 작가는 이날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김 할머니 초상화를 기증했다. 이 초상화는 홍 작가가 2016년부터 세계 각지를 돌며 만난 할머니들의 가장 밝은 모습을 담은 ‘Madame’ 시리즈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김 할머니 초상화 외에도 이용수, 이옥선, 안점순 할머니의 초상화가 있다.

홍 작가는 수요시위에서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 김 할머니 초상화였다”며 “김 할머니 1주기를 맞아 작품을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