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7장 30절에는 “그에게 침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의 머리를 치더라”는 말씀이 담겨 있다. 이 말씀을 통해 기쁨이 넘치면 건강해지고 장수해지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입에 고이는 침에는 아밀라아제나 히스티딘 단백질을 비롯해 녹말을 분해하고 소화를 촉진하며 세균을 죽이는 항균 물질이 들어 있다. 일본의 한 의과대학에서 침과 에이즈(AIDS) 바이러스를 섞어 배양하는 실험을 했다. 대학은 실험 후 상당수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침이라고 다 같은 침이 아니다. 침은 우리가 가진 감정이나 몸의 상태에 따라 성분과 성격이 달라진다. 가령 침 안에 있는 수분의 양에 따라 침이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바뀌기도 한다. 수분이 적으면 다른 성분이 짙어지는데 그때 나오는 침은 결코 좋은 침이 될 수 없다. 초조하고 불안하며 화가 나는 상황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만들어지는 침은 좋은 침이 아니다. 매일 시달리면서 그런 침을 만들고 삼키면 몸이 건강해질 리 없다.
성경에는 침 뱉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제사장이 공회 앞에 끌려온 예수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고 손바닥으로 때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예수님 얼굴에 뱉은 침은 독이었을까, 약이었을까. 분명 증오와 미움이 만들어 낸 독침이었을 것이다.
식구들과 자장면을 시켜 먹을 때가 있다. 가만히 보면 내가 먹는 자장면에는 국물이 생기지 않는데, 아이들 그릇에는 흥건하게 국물이 고이는 걸 보게 된다. 사실 그런 사람들이 많다. 이는 침의 효능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침 속에 있는 산성 성분이 젓가락을 통해 돼지기름으로 코팅된 면발에 닿자마자 기름을 녹여 버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아이들 그릇에만 국물이 고이는 이유는 나와 아이들이 자장면을 대할 때 감정이 달라서다.
배나 채우려는 마음의 나의 침과 자장면을 보고 환희까지 느끼는 아이들의 침이 확연하게 달라서다. 우리나라 음식 문화를 보면 식구들끼리 침을 교환하는 문화가 있다. 반찬을 한 그릇에 담아 놓거나 찌개도 한 그릇에 담아 놓고 먹는다.
서로의 침이 묻은 젓가락이나 숟가락이 음식에 닿을 수밖에 없다. 서양에는 당연히 이런 문화가 없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그렇다. 한국의 독특한 문화다. 결국, 엄마 침과 아빠 침, 자녀 침이 냄비나 반찬 그릇을 통해 교환된다.
그런데 그렇게 밥을 먹는 게 더 맛있다. 심지어 아무런 탈도 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입안에 고인 침을 교환해도 아무런 해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소화가 더 잘 되고 더 맛있으며 많이 먹게 된다.
때로는 엄마들이 어린 아기들에게 밥을 씹어서 먹이기도 한다. 엄마의 침이 면역력이 약한 아기의 입안에 들어가는데도 아무 탈이 없다. 아기를 대하는 엄마의 따듯한 감정이 침의 성분을 가장 좋은 상태로 바꾸기 때문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건강하고 장수하기 위해 자신의 입안을 점검해 봐야 한다. 배가 고플 때 입안에 달곰한 군침이 고이는지, 잠을 자기 전 편안히 누워 있을 때 군침이 고이는지 살펴봐야 한다. 입안에 침이 고이지 않는 것은 감정이 메말라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무언가에 사로잡혀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저 살기 위해 위 속에 밥을 억지로 밀어넣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한을 품고 가슴을 때리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삶을 신비로 여기는 사람이 돼야 한다. 하루를 대할 때 깊은 감사가 솟구쳐 나오고 받은 은혜에 감격하는 사람에게 우리의 몸은 군침으로 보답을 해 준다. 군침은 우리 입안에 파수꾼이 돼 오장육부를 지켜주고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오늘 하루의 삶도 신비와 감사, 기쁨으로 가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