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확진환자 발생 국가 및 지역이 계속 확산되면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스리랑카, 캄보디아, 독일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본토를 포함한 우한 폐렴 확진환자 발생 국가 및 지역(홍콩·마카오·대만 포함)은 모두 18곳으로 늘었다. 태국과 싱가포르에서는 확진환자가 늘었고, 독일과 일본에서는 우한에 간 적 없는 환자가 처음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글로벌 위험 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조정했다.
독일 바이에른주 보건 당국은 스타른베르크에 거주하는 남성이 우한 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럽 국가 중 확진환자 발생은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다. 격리 조치된 남성은 현재 안정적인 상태라고 보건 당국은 전했다. 이 남성은 우한을 방문했던 중국인 동료에게 감염됐는데, 중국인 동료는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지난 23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일본에서도 이날 우한 폐렴 환자 2명이 늘어 6명이 됐는데, 새롭게 확진된 2명 중 1명은 우한을 방문한 적 없는 60대 버스 운전기사다. 이 운전기사는 우한 출신 여행객들을 이달 두 차례 태운 적 있다. 독일 남성과 함께 중국 밖에서 2차 감염된 확진환자다.
스리랑카와 캄보디아에서도 첫 확진환자가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스리랑카 보건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9일 입국한 40대 중국인 여성 관광객에게 25일 증세가 나타났고 이날 감염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캄보디아 보건부도 우한 출신의 60세 중국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지난 23일 가족과 함께 캄보디아에 온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과 싱가포르에서는 확진환자가 늘었다. 태국은 기존 8명에서 14명으로, 싱가포르는 5명에서 7명으로 증가했다. 태국의 경우 의심환자로 분류된 42명이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WHO는 우한 폐렴의 글로벌 수준 위험 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수정했다. WHO가 전날 공개한 상황 보고서에는 위험 정도가 중국 내에서 ‘매우 높음’이었고, 지역 차원과 글로벌 수준에서는 ‘높음’으로 표기돼 있다. WHO는 발생 범위와 확산 속도, 대응 능력 등을 종합해 바이러스의 위험 수위를 정한다. WHO는 지난 23~25일 발간한 상황 보고서에서 ‘보통’으로 잘못 표기된 것을 이번에 바로잡았다고 설명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