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사태에 긴장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군은 장병 190명가량이 지난 6일 이후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 중 잠복기에 있는 124명을 격리 조치했다. 주한미군도 장병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다.
국방부는 28일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장병 중 124명(육군 41명, 해군 22명, 공군 27명, 국방부 직할부대 34명)을 잠복기 이내 인원으로 확인하고 자가 또는 부대별 별도 공간에서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65명이 자택, 59명이 해당 부대에 격리 중이다. 현재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장병 및 우한 폐렴 확진자는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격리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90명 중 124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감시·관찰 기간이 지나 격리 조치가 해제됐다.
군 당국은 각급 부대에 복귀한 인원, 외부 출입자 전원을 상대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장병들의 휴가·외출·외박 전면 금지 조치는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환자 발생 지역에 위치한 부대 장병들의 외출·외박 등은 자제토록 했다.
병무청은 우한을 다녀온 후 14일(잠복기) 이내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입영대상자의 입영을 직권으로 연기할 방침이다. 입영통지서를 받은 현역병 입영대상자, 병역판정 검사대상자,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자가 이와 관련한 입영 연기가 가능하다.
중국을 방문했거나 방문한 사람과 접촉한 입영대상자는 발열 등 증상이 없더라도 본인이 희망하면 입영 연기가 가능하다. 병무청은 중국 방문자의 입영을 강제로 연기시킬 수는 없지만 연기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전날 박재민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방역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매일 상황 점검을 하고 대민 지원, 군내 감염병 유입 차단 대책 등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국방부는 전국 공항·항만 검역소 21곳에 군의관·간호장교 등 의료 인력과 일반 병력 100여명을 투입한 상태다. 일반 병력은 체온 측정 등 검역 업무를 돕고 있다.
국군의무사령부는 지난 23일 질병관리본부 비축물자인 개인보호의 5000벌과 N95 마스크 2만여개를 13개 군 병원에 분배했다. 선별진료소 운영 준비도 마쳤다. 국군수도병원은 국가지정격리병실(8병상)을 준비해 놓고 이송 환자들의 진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사령부가 위치한 경기도 평택시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장병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주한미군은 페이스북을 통해 “확진자 중 1명이 평택에 거주한다”며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가이드라인에는 발열·기침 등 호흡기 질환이 있을 경우 미군의 치료를 받아야 하며 최근 방문지와 증상 등을 미리 상담해야 한다고 돼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