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4만1104가구… 12년 만에 ‘최대’

입력 2020-01-29 04:05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이 총 4만1104가구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각종 정부 규제로 매매시장이 침체되며 전셋값 급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입주물량이 시장 안정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직방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총 27만2157가구로 지난해(31만8016가구) 대비 14%가량 줄어들 예정이다. 2018년(39만3426가구)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9% 감소한 14만3651가구, 지방이 19% 감소한 12만8506가구 입주를 앞두고 있다.

다만 서울 지역 입주물량은 12년 만에 4만가구를 넘겨 2008년(5만3929가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에서 총 46개 단지가 입주할 예정인 가운데 전년(63개 단지) 대비 단지수는 적지만 단지 평균 규모는 894가구로 최근 5년 평균치(546가구)를 크게 넘어선다. 강동, 양천, 은평 등 총가구수 2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 입주가 입주물량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전세시장 불안정성 확대다. 각종 규제에 따라 매매시장이 개점휴업 수준으로 침체되고 전세가 귀해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서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전세가격은 지난주 0.10% 올라 28주 연속 상승했고, 정부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추가 규제 도입까지 검토 중이다.

이미 대입 정시 확대, 9억원 이상 주택 보유 시 전세대출 회수 등 이슈가 전세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갭투자 차단 조치로 대출이 어려워지는 등 전세자금 유입 경로도 좁아졌다. 이에 전세를 주고 전세로 나와 있던 1주택자들이 자가로 이전하는 등 전셋집 부족 및 수요 증가로 인한 추가 상승이 꾸준히 예고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2000가구 이상 매머드급 입주예정 단지들이 전세시장에도 다소간 숨통을 틔워줄 전망이다. 서울 지역 고덕아르테온(4066가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3045가구), 경기 성남 산성역포레스티아(4089가구), 안산 그랑시티자이1차(3728가구) 등이 주목받는 대규모 공급으로 꼽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서울 입주물량이 비교적 많다는 것은 지금 나타나는 전세시장의 불확실성을 그나마 달랠 수 있는 희소식”이라며 “대규모 단지 위주로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점에서 전세시장의 열기가 한 템포 쉬어 갈 수 있을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