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교훈 새겨야”… 투명한 정보공개 필수

입력 2020-01-28 04:02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더 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선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의료 당국은 초기에 감염자 이동경로나 병원 등을 제때 공개하지 않아 방역망이 뚫리고 혼란이 가중됐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27일 “메르스 사태 때처럼 의료 당국이 쉬쉬해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괴담이 퍼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초기부터 끝까지 굉장히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메르스 사태 때보다 훨씬 더 엄격한 절차와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감염 상황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한 폐렴은 증상만으로 일반 폐렴과 구분하기 어렵다. 두 질환 모두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같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는 감기로 착각하기 쉽다. 실제 첫 번째 확진자는 처음에는 증상을 감기로 오해했다. 오한, 근육통 등을 겪었고, 중국 현지 병원에서 감기 진단을 받았다. 두 번째 확진자도 초기에는 목감기 증상을 보였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우한 폐렴은 증상만으로 일반 폐렴이나 감기와 구별하기 어렵다”며 “중국 우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지 여행력을 확인해 감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한 폐렴 환자 대부분에서는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4명 중 1명꼴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사망자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WHO가 우한 폐렴의 잠복기 전파력 관련 정보를 전 세계에 신속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규엽 기자,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