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환자가 국내에서도 속속 확인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일 입국한 중국인 30대 여성이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7일까지 총 4명의 확진환자가 보고됐다. 세 번째와 네 번째로 확인된 환자는 지난 20일 공항 입국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아 지역 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한 폐렴은 잠복기에도 감염돼 초기 방역이 확산 차단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는 등 방역을 강화키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들과 협조 체계를 가동하고 정보를 공유해 방역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길 바란다.
우한 폐렴 환자는 2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중국 2744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약 2800명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80명이 사망했다. 중국에 인접한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미국, 프랑스 등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국내 확산을 막으려면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를 비롯해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특별 관리에 집중하는 게 급선무다. 28일부터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건강상태확인서를 제출받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가운데 하나만 있어도 유증상자로 분류해 검사하기로 했는데 입국 과정에서 감염자를 최대한 걸러내야 한다. 국방부, 경찰청, 지자체 등의 인력을 지원받아 검역현장에 배치키로 했지만 이미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관리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 우한시가 봉쇄되기 전 빠져나간 거주자들 가운데 6430명이 한국행 항공기에 탑승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는데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전면 금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대한의사협회의 권고도 마냥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중국 내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는 데는 시민들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손 씻기, 옷소매로 가리고 기침하기,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 방문 시 마스크 착용, 병문안 자제 등의 예방 행동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중국 우한 지역 등을 방문하고 돌아온 후 감염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곧장 의료기관을 찾지 말고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등에 신고해 지시에 따르는 것도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지켜야 할 수칙이다.
[사설] 확산되는 우한 폐렴… 선제적 방역 더 강화해야
입력 2020-01-28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