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귀성전쟁 시작… 공항·터미널 북적

입력 2020-01-24 04:08
매년 돌아오는 설이지만 고향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렘이 가득하다. 정든 고향에서 한결같이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은 절로 푸근해진다. 설 명절 귀성길이 시작된 23일 한복을 차려입은 한 가족이 서울역의 부산행 KTX 열차에서 바깥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23일 기차역과 터미널, 고속도로 등에는 귀성객들이 몰렸다. 특히 이번 연휴는 대체휴일까지 포함해도 나흘에 불과해 귀성·귀경길이 더 붐빌 전망이다.

이날 경부선과 호남선 등 주요 KTX 노선이 지나가는 서울 용산역은 대부분 좌석이 ‘매진’ 표시됐다. 귀성길 기차 좌석뿐 아니라 연휴가 끝나는 27일 각 지역에서 용산역으로 올라오는 귀경길 기차 역시 대부분 입석만 남거나 매진됐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하행선 기차 예매율은 경부선 97.0%, 호남선 93.6%, 전라선이 96.0%였다. 공사는 연휴 기간 열차운행 횟수를 평시 대비 166회 늘려 모두 3496회 운행한다. KTX는 주말 운행계획을 적용해 좌석을 평소보다 7만3000석 더 공급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설 연휴 기간 각 고속도로 교통량이 지난해 설에 비해 6~7%가량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3년차 부부인 직장인 김모(33)씨는 “아내와 함께 24일 새벽 4시에 친가인 경남 거창으로 출발하기로 했다”면서 “지난해에는 오전 6시에 출발해 도착까지 10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이번 설에는 차가 더 막힐 거 같아 서두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설 당일 처갓집인 경남 김해까지 가는 데 3~4시간 걸릴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일정이 빠듯하다”고 덧붙였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경찰헬기에서 바라본 경기도 성남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이 귀성 차량들로 가득 차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번 연휴 전국의 유동인구를 하루 평균 656만명, 총 3279만명으로 예상했다. 성남=권현구 기자

짧은 연휴로 인해 귀성길을 포기하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인파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부터 27일까지 총 103만9144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공항공사는 연휴 기간 전국 14개 공항에 특별교통대책본부를 운영한다.

한편 기상청은 연휴가 시작되는 24일 강원도 영동지방과 경북 북동산지·동해안에 아침부터 밤까지 비나 눈이 오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는 25일부터 흐리고 낮부터 비가 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귀경 인파가 쏠릴 27일에는 전국적으로 비나 눈이 내리겠다고 봤다.

전국적으로는 연휴 기간 평년보다 따뜻한 기온이 유지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설 연휴는 1월 중 가장 기온이 높은 기간”이라면서 “보통 1월 중순에 한강이 결빙되지만 올해는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 연휴 기간에도 한강에서 얼음을 관찰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