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자녀의 키가 또래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다가 초등학교 입학식 때 키에 따라 줄 서는 것을 보고 처음으로 ‘내 아이 키가 이렇게 작다니’라고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그때부터 부모들은 키 크는 데 좋다는 것을 찾아 나선다.
이런 부모 마음을 간파하고 인터넷사이트에서 소위 ‘키 크는 주사’가 숨은 키를 찾아 줄 수 있다고 유혹하고 있다. 또 성인을 대상으로 노화 방지나 근력 강화 혹은 체중 감소를 위한 약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허가된 효능·효과로 치료 대상이 되는 경우는 매우 제한돼 있다.
소아의 저신장증은 크게 질병에 의한 것과 질병이 아닌 유전적 또는 특발성(원인이 명확하지 않음)인 경우로 나뉜다.
특발성 저신장증은 몸에 별다른 질병이 없고 성장호르몬이 정상 분비됨에도 불구하고 같은 연령·성별의 평균 신장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작은 경우다. 100명 중 키가 가장 작은 3명 정도만이 특발성 저신장증으로 분류돼 치료 대상이 된다.
의사는 골격계 방사선 검사, 성장호르몬 자극 검사, 염색체 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저신장증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의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시작해 성장이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보통 6개월에서 1년 이상 진행된다. 성인은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를 위한 대체요법으로만 허가돼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개발된 20여개 품목의 성장호르몬 주사제가 허가돼 팔리고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제는 모두 전문의약품으로 진단과 치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 진료에 따라 투약돼야 한다.
모든 약이 그렇듯 성장호르몬 주사제도 올바로 쓰이면 약이 되고 잘못 사용되면 독이 될 수 있다.
단지 키가 또래보다 작다고 해서 성장호르몬 주사제 투여를 먼저 생각하기 전에 충분한 수면, 운동, 적절한 식단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우선이다. 생활습관 개선 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