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소재·부품 연구기관… “산학연관 합심해 철강산업 재도약 견인”

입력 2020-01-27 19:25
POMIA 연구원들이 자동차용 박판 용접 실험을 하고 있다. POMIA는 22종의 중대형 시험장비를 구축하고 철강·금속 분야의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POMIA 제공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끈 철강도시 경북 포항이 침체된 철강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포항은 50년간 철강산업 중심도시로 성장했지만, 세계 철강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철강산업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정책 제시에 고심하고 있다. 지역 유일의 실용적 기술지원 전문연구원인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이하 POMIA)이 그 중심이다.

POMIA는 2007년 산업부 포스코 포항공대 경북도 포항시 등에 의해 지역 중소기업 기술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64종에 이르는 연구 시험장비를 갖추고 철강 금속 환경분야 지역기업의 기술적 애로사항 해결과 공동 연구과제, 제품 시험분석을 통해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기관이다.

‘중소기업 기술선도를 위한 열린 공동연구소’를 핵심가치로 신속·정확한 기술지원과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며 보유 인프라의 활용성을 높이고 실용화 기술개발 선도하겠다는 4대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

POMIA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철강기업의 기술지원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성과를 이뤄냈지만, 올해부터는 지역 중소기업 지원확대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포항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준공한 ‘고품질강관기술센터’의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강관기술센터는 포항블루밸리산단에 제1호로 입주한 연구소이다. 세계 강관시장은 60조원 규모로 특히 포항은 국내 강관산업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수출시장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강관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산업통산자원부가 국내 강관산업의 품질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자 건립했다.

이와 더불어 침체된 포항지역 철강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 말 정부의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이 사업은 총사업비 2989억원 규모로 올 상반기 중 최종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앞두고 있다.

3대 세부과제로 구성된 이 사업은 고부가가치 철강소재 가공기술개발, 철강부산물 재활용률 제고를 위한 기술개발,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역 자산을 연계 활용한다.

권혁원 포항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 예타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는 ‘수소에너지용 금속부품 제조기반 구축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포항형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기업지원사업’도 기획중이다. 수도권 못지않은 최고의 과학기술 역량을 가진 포항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지역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을 위해 퇴직한 포항공대 교수진과 분야별 전문가 집단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기업의 연구인력 부족을 이들 전문가가 보완해 제품 경쟁력을 갖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POMIA는 기존 추진사업들의 내실화도 기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경북도와 포항시가 기획해 추진 중인 ‘경북 동해안 철강벨트 경쟁력 강화사업’이다.

2016년부터 3년간 진행된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됐으며 지난해부터 2단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단계 사업부터는 철강과 함께 애로를 겪고 있는 경주지역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경주시와 협약을 맺고 기업지원에 나서는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포항지역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강화를 통한 ‘글로컬 강소기업 육성’ 본연의 역할에도 집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중장기적 발전방안인 ‘POMIA 2030’을 수립해 기업지원과 육성에 힘을 쏟기로 했다. 지역기업들도 POMIA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지역 철강금속산업 육성의 견인차로서 기업 공동 연구과제 수행 및 기술지원 등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고 있다.

POMIA 이사장인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역 뿌리산업인 철강산업은 놓칠 수 없으며, 철강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금속·소재·부품 전문 연구기관인 POMIA를 중심으로 산학연관이 합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이강덕 포항시장
“POMIA 중심,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위해 최선”



“포항지역 철강 관련 중소기업의 현장 애로기술 해결은 물론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중심이 바로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입니다.”

이강덕(사진) 경북 포항시장은 “포항 철강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POMIA는 국가 연구개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연구단지에 있다. 지역 기업의 다양한 요구 분야 중 금속소재이용, 부품설계, 에너지환경소재 및 미래 지역산업 육성기술지원 등을 중점분야로 정하고 기업과 함께하는 중소기업 전문연구소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역 강점 산업인 철강산업 고도화와 중소기업의 기술지원을 위해 2007년 설립된 POMIA가 이제는 중견 연구소로 자리매김했다”며 “지역 중소기업이 위기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출 수 있도록 POMIA의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철강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철강수요는 지난해보다 1.7% 소폭 증가한 18억570만t으로 전망했다. 국내 철강수요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며 “기업의 고부가가치 제품 연구개발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또 포항 철강산업의 경쟁력과 성장 한계에 처한 중소 철강기업을 위해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 추진에 대해 강조했다. 포항시는 오는 2021~2027년 국비 3000억원을 확보해 선도형 철강소재 개발과 혁신 철강 소재의 산업 간 융합기술 개발, 부산물을 활용한 재자원화 기술 개발, 빅데이터 기반 합금설계 시스템 및 고기능 합금강 중간재 개발 장비, 중소철강기업지원센터 등 혁신 철강 연구개발 기반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 시장은 “철강소재산업이 흔들리면 철강 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은 고부가가치·고기능성 철강 소재로 급변하는 세계 철강 산업의 메가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