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4·15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고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맡아 달라고 공식 제안했다. 야권의 보수통합 속도에 맞춰 민주당도 총선 진용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진행된 민주당 총선 입후보자 교육 연수에서 이 전 총리를 만나 총선 역할을 직접 제안했다. 이 전 총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23일 서울 용산역 귀성인사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전 총리가 제안을 수락하면 당연직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대표와 함께 ‘투톱 체제’로 총선을 지휘하게 된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 전 총리를 배려한 제안이다.
이 전 총리는 교육 연수 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강의 도중 이 대표가 ‘너 좀 따라와라’고 해서 죽었구나 생각했는데 실제로 죽게 생긴 일이 생겼다”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지역을 종로로 가라고 제안해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건배사로 “전원 당선, 총선 압승”을 외쳤다.
이 전 총리의 종로 출마도 사실상 확정됐다. 그는 최근 종로구의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다음 달 초 이사할 계획이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전 총리가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 분이고 종로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상대 후보가 누군지 좌고우면하기보다 종로에 출마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에서 이 전 총리의 맞수로 황교안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선주자 간 종로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민주당은 설 이후 공동 선대위원장급을 비롯해 주요 기구를 발표하며 선대위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공동선대위원장은 지역과 직능, 계층을 대표하는 분들로 모시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의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출마도 사실상 확정됐다. 이 대표는 이날 윤호중 사무총장과 함께 김 의원도 만나 경남 지역 출마를 당부했다. 김 의원은 23일 경남 지역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부산·경남 지역 의원들은 경남지사 출신으로 경기 김포 지역구를 가진 김 의원의 경남 출마를 요청해 왔다. 김 의원은 교육 연수 중 기자들과 만나 “김포 지역민에 대한 부채의식과 책임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오늘 다시 이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의 요청을 받아 설 전에 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같은 당 서형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남 양산을 출마가 유력하며, 경남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종로와 더불어 서울의 격전지로 꼽히는 용산 지역 교통정리도 시작됐다.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하고 용산 출마 뜻을 밝혔다. 용산에선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뛰고 있지만 민주당에선 강 전 부시장에게 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부시장은 경선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은 당이 해줄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총선 등판론’ 군불도 때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tbs 라디오에서 “임 전 실장이 정강·정책 연설 방송을 하는 것을 보면 정당을 완전히 떠난 건 아니지 않나 싶다. 제가 당으로 모시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심우삼 박재현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