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연간 매출(연결 기준)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에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던 영업이익도 3조원대를 회복하며 수익성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취임 후 1년간 진행된 ‘정의선식 혁신’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갖고 지난해 매출 105조7904억원, 영업이익 3조68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3%, 영업이익은 52.1% 증가한 수치다.
완성차는 총 442만5528대가 팔려나갔다. 내수 판매는 2.9% 증가했으나 해외에서 4.8% 판매가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3.6%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은 3분기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판매 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여건 등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면서 “올해는 주력 차종의 신차가 출시되고 제네시스 라인업이 한층 강화되는 만큼 수익성 향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은 1조2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2%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4.5%로 전년 동기 대비 2.5% 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익은 851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현대차는 2018년 4분기 2033억원의 적자를 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개선에는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와 ‘더 뉴 그랜저’ 등 신차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시장 73만2000대, 해외시장 384만4000대 등 457만6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GV80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과 함께 아반떼, 투싼 등 주력 차종의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모멘텀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면서 “당분간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차 및 SUV 판매 확대, 원가 혁신 강화, 권역별 물량·손익 최적화 전략을 통해 올해 5%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97억원을 나타내 전년보다 73.6%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 있는 SUV ‘텔루라이드’와 소형 SUV ‘셀토스’의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체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4% 감소한 277만2076대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58조1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순이익은 1조8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말부터 핵심 신차 출시가 집중적으로 이어지는 ‘골든 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이들 신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수익성을 지속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8조2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순이익은 5025억원으로 14.9% 늘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7조29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821억원, 당기순이익은 578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 8.1% 늘었다.
한편 현대차그룹 경영 참여를 선언했던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난해 말 현대차그룹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 2.9%, 현대모비스 2.6%, 기아차 2.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