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사위’ 곽상언, 민주당 입당… “내 이름으로 정치하겠다” 출마 선언

입력 2020-01-23 04:06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사진) 변호사가 2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곽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사위가 아닌 곽상언이라는 이름 석 자로 제 소명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곽 변호사는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민주당 입당식에서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구로 출마할 뜻을 밝혔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본적이 충북 영동이다. 곽 변호사는 “충북 영동은 지난 100년 이상 제 조상께서 사셨던 곳”이라며 “기꺼이 제 정치를 조상의 넋이 깃든 충북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다. 현재 재선의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 지역구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서 민주당 후보에게는 늘 험지로 꼽힌다.

곽 변호사는 “지금까지 16년 동안 변호사로 살아왔다”며 “법만 잘 지켜도 행복한 국민이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큰 꿈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곽 변호사는 지난 6년간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해 부당함을 호소하며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해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당한 이후에는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국민 위자료 청구 소송을 벌이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제가 찾은 답은 정치였다”고 설명했다.

곽 변호사는 2003년 노 전 대통령 딸 정연씨와 결혼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사위로 세간의 관심을 받아 왔다. 2017년 초 대선 후보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올려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입당식에서 “여전히 세상 사람들은 저를 ‘노무현 대통령 사위’라고 부른다”며 “수많은 이들이 따르고자 하는 어르신의 큰 정치와 뜻을 잇겠다”고 했다.

곽 변호사는 입당식 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정치는 늘 할 생각이 있었다. 다만 제가 하는 중요한 일들 때문에 늦춰졌다”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정치를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영향은 미쳤지만 전적인 이유는 아니다”고 했다. 이번 출마 결심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도 전했다. 곽 변호사는 “선거 자체가 힘들기도 하고, 그래서 아내가 이런저런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반응을 묻자 “크게 격려해주셨다”고 답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