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동호인 팀도 대한축구협회컵(FA)컵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한국판 ‘칼레의 기적’의 역사를 썼던 대전 코레일, 화성 FC와 같은 ‘아마추어 돌풍’이 올해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FA컵의 흥미가 배가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 정착을 위해 동호회격인 K5(5부리그) 팀까지 FA컵 참가 범위를 늘리는 새 대회 규정을 2020 KEB하나은행 FA컵 대회부터 적용한다고 22일 밝혔다. 대회 참가 클럽 수는 총 60개 팀이다. 이중 K5리그에서는 11개 팀이 참가한다.
지난해까지는 K리그1, K리그2, K3리그(어드밴스·베이직) 팀과 성적이 우수한 대학팀 및 직장팀이 대회에 출전했다. 올해부터는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와 K3리그 팀들이 K3리그·K4리그로 편입되고 K5·K6·K7리그 간 승강제가 시행된다. 클럽에 동기부여를 해주는 차원에서 FA컵 문호가 5부리그 팀들에게까지 개방됨에 따라 승격과 강등을 펼치는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K5리그는 순수 아마추어들이 참여하는 동호인 팀들로 구성돼 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일반인 선수들과 프로에서 뛰다 하락세를 탄 선수 출신들이 함께 발을 맞추고 있다. K3~K5 32개팀은 3월부터 FA컵 1라운드에 나선다.
이에 따라 프랑스 ‘칼레의 기적’과 같이 많은 이야깃거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칼레의 기적은 인구 약 8만명의 프랑스의 북부 항만도시 칼레를 연고로 한 4부리그 팀 라싱 위니옹 FC 칼레가 2000년 프랑스 FA컵 대회에서 상위리그 팀들을 연파하며 결승전까지 오른 일을 일컫는다. 당시 FC 칼레는 슈퍼마켓 주인과 정원사, 항만 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팀이어서 칼레의 승승장구는 ‘기적’으로 불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FA컵에서 작은 인간승리들이 펼쳐졌다. K3리그 어드밴스(4부리그) 화성 FC가 FA컵서 준결승까지 진출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은 아예 결승까지 올라 K리그1 수원 삼성과 1차전에서 0대 0 무승부를 거두며 내셔널리그 첫 우승의 희망을 불러 일으켰다. 비록 결승 2차전에서 0대 4 완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최선을 다한 대전 코레일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가 돌아갔다. 아마추어들에 대한 문호가 올해부터 대폭 넓어지면서 제2의 칼레, 제2의 대전코레일 같은 팀들이 나와 그라운드에서 감동을 안겨줄 것을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더 많은 클럽이 참가하면서 대회가 한층 풍성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