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서 방사성 물질 유출… 연구원 외부 토양은 정상 수치

입력 2020-01-23 04:10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 연합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 시설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조사에 들어갔다.

원안위는 22일 “세슘137, 세슘134, 코발트60 등 인공방사성 핵종(원자 종류)이 연구원 내 자연증발시설 주변 우수관으로 방출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사건조사팀을 연구원에 파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30일 대전에 있는 연구원 정문 앞 하천 토양에서 시료를 채취했고, 올해 1월 6일 이 시료에서 방사능 농도가 폭증한 것을 확인했다. 최근 3년간 이곳의 세슘137 핵종의 평균 방사능 농도는 0.432Bq/㎏ 미만이었지만, 이 조사에서 59배 정도인 25.5Bq/㎏까지 치솟았다.

연구원은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1일 원안위에 자연증발시설이 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자연증발시설은 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의 부속시설로 방사능농도가 매우 낮은 액체 방사성폐기물을 태양열로 증발시키는 시설이다. 연구원 조사에서 이 시설 주변의 하천 토양에서 세슘137 핵종의 방사능 농도가 최고 138Bq/㎏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방사능 세슘 허용 기준은 100Bq/㎏ 이하다.

하지만 연구원 외부를 흐르는 하천 토양의 방사능 농도는 평상시 수치(0.555∼17.9Bq/㎏)를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구원에 파견된 KINS 조사팀 역시 자연증발시설 옆 맨홀을 발원지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연구원은 하천 토양 등 오염이 확인된 지역에 대해서는 제염 및 방사성폐기물 관리계획을 수립해 조치할 계획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