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1일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원준(50) 부사장 등 162명을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14명, 전무 42명, 상무 88명, 펠로 3명, 마스터 15명이다. 펠로와 마스터는 임원급 전문연구인력을 말한다.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인 부사장 자리에 1970년생인 최 부사장을 포함해 50대 초반이 전진 배치됐다.
전반적으로 나이나 연차보다는 능력과 성과 위주 인사라는 평이다. 부사장 승진자 중 최연소인 최 부사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전문가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2011년 퀄컴에 인수된 아데로스에서 칩세트 설계를 맡았다.
2016년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개발그룹장으로 삼성전자에 합류했고, 입사 후엔 무선사업부 차세대제품개발팀장,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을 역임하며 세계 최초 5G 단말기 상용화에 앞장섰다. 최 부사장의 승진은 젊은 리더십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굳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 LED TV ‘더 월’ 개발 등을 주도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LED 개발그룹장 최용훈(51) 부사장을 비롯해 세트 부문 나기홍(54)·김우준(52) 부사장, 반도체·부품(DS)부문 송재혁(53)·최진혁(53) 부사장도 50대 초반의 젊은 리더다. 삼성전자는 “경영 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은 리더들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고 말했다.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팀 안수진(51) 전무는 DS 부문의 첫 여성 전무로 눈길을 끌었다. 생활가전사업부 송명주(50) 전무와 함께 여성 전무 승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연령 및 연차에 상관없이 역량을 보유한 인재 24명을 발탁 승진시켰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18명에서 6명이 늘었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와 경영지원실 마띠유 아포테커 상무는 모두 1981년생(39세)이다. 2012년 입사한 미스트리 전무는 사내 벤처 조직 스타랩스를 신설, 올 CES에서 인공지능(AI) 아바타 ‘네온(NEON)’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로보틱스 콘셉트 발굴과 핵심기술 확보, AI 기반 서비스 개발 추진 등 신사업 발굴에 기여했다.
아포테커 상무는 경영전략과 인수합병(M&A) 전문가로 5G, AI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잠재 기업 M&A에 기여했다.
전자계열사도 잇따라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김범동 전무 등 26명을 부사장 등으로 승진시켰다. 김선화 수석과 박향숙 부장은 첫 내부 승진 여성 임원(상무)이 됐다. 삼성SDS에서는 구형준 등 부사장 4명, 전무 4명, 상무 9명이 승진했다. 삼성SDI는 김상균 전무 등 18명을 승진시켰다. 삼성전기는 김시문 등 전무 2명을 비롯해 12명이 승진했다.
강주화 김준엽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