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 7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

입력 2020-01-22 04:05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이 7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은 21일 2020년 부동산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전국 주택 매매시장이 0.09%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이 0.08% 하락해 2013년(-1.12%) 이후 7년 만에 하락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전국 주택가격이 -0.36% 떨어지는 와중에도 홀로 0.45% 상승했던 수도권마저 하락세로 내려앉는 이유로는 고가 주택의 가격 둔화 움직임이 첫손에 꼽혔다.

김성식 부동산연구원장은 지난해 주택시장에 대해 “금리 인하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일부 지역 주택시장으로 유입돼 국지적 상승이 발생했고 지방 주택시장은 누적된 신규 주택 공급물량과 인구 순유출에 따라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지역적으로 차별된 움직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올해 시장은 “12·16 대책에 따라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상승했던 주택가격을 뒷받침할 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보유세 강화에 따른 하반기 가격조정 현실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원은 “향후 3년간 고가 주택 보유세 부담 수준이 현 시세의 3~4%에 달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보유세 추가 부담이 가시화되면서 매매가격 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한편 3기 신도시 조기 추진에 대한 정부 의지가 확고한 만큼 신규 주택공급 부족의 가능성은 낮아지는 등 시장 불안요인들도 해소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향후 안정세를 낙관했다.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 증가 등으로 인해 4월을 기준점으로 한 ‘상반기 하락 및 하반기 상승 반전’이 예상된다는 시장 내 일각의 관측과는 결을 달리하는 전망이다.

전세시장은 기존 누적된 입주물량이 소진되고 조선업 회복 신호에 따라 지방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둔화되는 등 안정적 상황으로 분석됐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 가격 상승이 발생하긴 했지만 예년과 대동소이한 올해 입주예정 물량 및 기존 누적 물량으로 인해 전세시장은 안정적 하락세가 유지돼 0.4% 하락할 것으로 봤다.

규제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주택매수 보류·취소가 늘어나 올해 주택 거래량 역시 전년 대비 0.7% 감소한 80만건 수준이 예상됐다.

이준용 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장은 “고가 주택일수록 시세가 올라주지 않으면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이는 순자산 가치 감소를 의미한다. 집값 상승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 목적의 고가 주택 보유는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시장 하락 전망에 무게를 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