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눈사태 수색 난항… 구조대 “2곳서 실종자 신호 감지”

입력 2020-01-22 04:03
네팔 수색대가 20일(현지시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눈사태 지역에서 금속탐지기를 활용해 실종된 한국인 교사들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충남도교육청 소속 교사들의 수색작업이 기상 악화와 눈사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실종 교사들에 대한 3차 수색작업이 진행됐지만 실종자는 여전히 발견되지 않았다.

전날 작업에는 오전 8시30분(현지시간)부터 주민수색대 3개팀 15명, 경찰수색팀 2개팀 17명이 도보 수색에 참여했다. 약 1시간 뒤인 오전 9시25분에는 민간구조대원 3명이 민간 임차헬기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1시15분쯤 눈이 다시 내리며 수색이 종료됐다. 주민수색대는 데우랄리 롯지(산장)로 철수했고 경찰수색팀·민간구조대는 촘롱과 포카라로 철수했다.

구조 지원 총책임자인 네팔 카스키군의 D B 카르키 경찰서장은 이날 한국 현장지휘본부에서 간담회를 통해 “탐지 장비로 현장을 수색해보니 2곳에서 신호가 감지돼 빨간색 표지를 남겼다”며 “탐지기는 실종자 몸에 있는 장비를 감지하는 기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일 수색 당시 수색팀이 현장으로부터 40m 떨어진 곳에서 빨간색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더 가까운 지역에서는 노란색으로 보이는 물품도 봤다”며 “좋은 날씨가 계속된다면 많은 인력을 현장에 동원하겠다”고 했다.

21일 작업에는 기존 주민수색대와 민·관·군 수색인원이 50여명 투입됐지만 기상 악화로 육로 수색작업이 바로 재개되지 못했다.

하지만 네팔군 특수부대 요원들이 헬기를 타고 인근에 도착해 실종자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또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KT 드론팀 역시 수색에 투입됐다.

신익현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충남도교육청 현장지원단 2진은 이날 오전 8시30분 포카라에 도착해 지원작업에 돌입했다. 현장지원단 2진은 신 부교육감과 교육장 1명, 전문상담교사 2명, 행정지원인력 3명 등으로 구성됐다.

실종 교사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네팔 3팀 인원 7명 중 6명은 이날 오후 출국을 위해 카트만두로 이동했다. 이들은 한국시간 22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나머지 1명은 포카라에 남아 수색작업을 지원한다.

수색이 길어지자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영식 주네팔대사는 한국 현장지휘본부 브리핑에서 “현지 주민수색대장이 ‘사고 현장 주변 동굴에서 물을 끌어와 눈·얼음에 세게 뿌려 녹여야 한다’고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박 대사에 따르면 수색대장은 “사고 현장에 눈이 많이 쌓였다”며 “이 눈을 그대로 두면 얼어붙게 되고 다 녹으려면 3∼4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눈을 치우고 얼음을 깨야 실종자를 수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대사도 수색대장 견해에 일리가 있다고 보고 현지 경찰서장에게 ‘살수 작전’을 건의했다. 경찰서장은 관련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면서 군 요원을 동원할 때도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