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아이들에게 세계적인 골퍼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골프를 가르치는 교회가 있다. 교회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무료 골프 교실을 운영한다. 1년 과정으로 하반기에는 골프장도 나간다. 인천 산돌교회(김영준 목사) 이야기다.
올해 첫 주 토요일인 지난 4일 인천 남구 리더스골프클럽에서는 산돌교회 토요골프교실의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초등학교 아이들 13명과 학부모, 김영준(66) 산돌교회 목사와 장로들이 참석했다. 김 목사는 축복기도에 앞서 “어릴 때는 경험이 중요하다. 다양한 일들을 해보면서 자신의 달란트를 찾고 꿈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골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골프교실을 마련했다.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골프 지도는 이 교회 성도인 리더스골프클럽 대표 장재득(74) 프로가 맡는다. 국내에선 1974년, 해외에선 1997년에 프로가 된 그는 2008년 새벽기도 중에 하나님을 만나면서 전도에 헌신해오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지역의 초등학생 아이들 400여명에게 무료로 골프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했다. 영성뿐만 아니라 바른 인성, 감사하는 언어습관을 강조해 왔다.
김 목사는 장 프로의 이런 골프 전도사역을 알고 토요골프교실을 열자고 제안했다. 또한 김 목사는 골프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골프 때문에 암을 극복하고 건강을 되찾았다. 11년 전 대장암, 폐암, 간암 등 5곳에서 암이 발견됐다. 생존율이 5%였다고 했다.
김 목사의 폐 수술을 한 의사는 수술로 쭈그러진 폐가 빨리 펴지려면 몸을 양쪽으로 흔드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배드민턴 탁구 등은 한쪽 몸을 사용하지만 골프는 몸을 좌우로 회전하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골프 덕분에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살고 있다”고 말했다.
산돌교회는 어린이 발레 교실도 운영한다. 현재 5, 6세 아이들 15명이 작년 9월부터 교회 내 한 공간에서 발레를 배우고 있다. 토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운영되며 외부 강사를 초빙했다. 올해 3월부터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요리교실도 연다. 한국조리과학고 3학년 학생들이 강사로 나선다.
본래 교회는 다음세대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고등부 임원이 되면 국내외에 일주일간 비전트립을 보내 신앙과 리더십 훈련을 시킨다. 3500여명씩 참석하는 ‘수험생을 위한 특별 콘서트’를 한동안 열어 수험생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청소년을 위한 동아리 축제도 열었다.
또 강당이 없는 주변 학교에 교회 공간을 빌려주고 있으며 교회 내 작은 도서관을 마련해 지역의 초중고 아이들, 학부모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선교하게 하소서, 사람 키우게 하소서, 남을 돕게 하소서’가 교회 성도들의 평생 비전이다.
산돌교회는 1979년 김 목사가 개척해 크게 부흥 성장했다. 특히 초기부터 전도중심 교회를 지향하며 다양하고 지속적인 전도 활동을 펼쳤다. 전도를 위한 스낵 카를 운영해 역전 등에서 떡볶이 전도를 하고 병원 전도, 학원 전도,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거점 전도를 계속했다. 이를 통해 많은 성도가 예수를 처음 믿고 이 교회에 정착했다. 김 목사는 “이런 성도가 전체 성도의 70% 이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성도는 1000여명이다.
교회는 또 목회자나 전도사가 아닌 교회가 교회를 세워야 한다며 10주년마다 기념교회를 세우고 있다. 국내에 2곳,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2곳을 설립했다. 40주년인 지난해 10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선교센터를 세웠다. 김 목사는 “선교센터 인근에 골프장도 있는데 토요교실에서 골프를 배운 아이들이 그곳에 가서 연습할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교회의 은퇴 및 청빙위원회도 눈길을 끈다. 김 목사는 은퇴를 3년 앞두고 있다. 그는 “은퇴 목회자와 청빙 목회자 간의 좋은 관계 모델을 만들기 위해 본이 되는 12개 교회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인천=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