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람 간 감염 확인된 우한 폐렴… 설 연휴 방역 최선을

입력 2020-01-22 04:05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지난해 말 발생한 폐렴의 확산이 심상치 않다. 지난 16일 41명이던 중국 내 확진자 수가 나흘 만에 5배가 넘는 219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4명이 사망했고, 9명은 위중한 상태이며, 35명은 중증이다. 우한 폐렴을 치료하던 의료진 15명도 감염 확정 판정을 받았다. 특히 중국의 보건 당국 최고 전문가는 “사람 간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람 간 전염 사례가 확인된 만큼 이번 폐렴이 2003년 중국 국내뿐 아니라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으로 빠르게 퍼진 사스 급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2004년 1월 사스가 완전히 종식됐을 때 총 발병자는 8273명, 사망자는 775명에 달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보건 당국의 대응이다. 일단, 중국 당국은 초기 방역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베이징 광둥성 등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는 게 이를 보여준다. 중국 당국은 환자 발생과 관련한 정보를 축소·은폐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전문기관 자료를 인용해 우한 폐렴 환자가 1700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며칠 후면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가 시작된다. 수억명의 사람들이 고향을 찾거나 국내외 여행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이 중 10여만명은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2월까지는 수십만명에 이를 것이다. 이번 설과 춘제가 우한 폐렴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인천-우한 직항 노선에는 1주일에 8편의 여객기가 오가고 있다. 우한 경유 노선을 포함한 양국 간 항공편은 주 수백편에 이른다. 우한 직항편은 물론 중국에서오는 전 항공편에 대해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그렇지만 잠복기 환자는 공항·항만에서 발열 체크를 하더라도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인들에게 국내 체류 시 의료기관 정보와 신고 요령 등을 널리 알려야 한다. 아울러 의료기관은 호흡기 질환자가 내원하면 반드시 우한을 들렀는지 여부 등을 확인해 선별 진료 하고 감염으로 의심되면 신속히 방역 당국과 연락해야 한다. 중국 정부와의 방역 공조도 필수다. 정부는 중국의 폐렴 감염자 수, 환자의 구체적인 감염경로 등의 자료를 공유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