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세대 창업주’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빈소 정·재계 조문객 북적

입력 2020-01-21 04:03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이 2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장례 이틀째인 20일 빈소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는 전날 조화를 보낸 데 이어 이날 김상조 정책실장과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김 실장은 오후 늦게 홍 장관과 함께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된 신 명예회장 빈소를 찾았다. 김 실장은 조문 후 취재진에게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고인이 식품에서부터 유통,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한국 경제의 토대를 쌓으신 창업세대라고 그 노고를 치하했고 한·일 간의 경제 가교 역할을 하셨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며 “향후에도 롯데그룹이 한·일 관계 민간외교 역할을 해주실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빈소를 찾았다. 오후 8시45분쯤 나란히 도착해 빈소 앞에서 마주친 정세균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5분가량 함께 머물렀다. 쌍용그룹에서 상무이사를 역임한 뒤 정치에 입문한 정 총리는 “고인께서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유능한 기업인이었다”면서 “존경하는 분이었고, 제가 산업자원부에 있을 당시 고인의 말씀을 듣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유족들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이병철 삼성 창업주 등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애쓴 이야기를 하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일찌감치 빈소를 방문해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분이었는데 가장 오래 사셨지만 그 어른마저 떠나시게 돼 애도를 표했다”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운찬 KBO 총재,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 정병국 새로운보수당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하임 호센 주한 이스라엘대사, 브루노 피게로아 주한 멕시코대사 등 각국 대사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조문한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오전 9시30분쯤 빈소를 찾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이 부회장을 맞았다. 이 부회장은 15분쯤 빈소에 머무르다 신 회장의 배웅을 받으며 말없이 빈소를 떠났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재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의 조문 행렬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조문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황 부회장은 유가족이 입관식을 진행하는 동안 인터뷰를 자처해 “우리들도 항상 명예회장의 도전정신과 끝까지 해보자는 정신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