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잡아라”

입력 2020-01-21 04:01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한 자동차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전기차 및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중국 내 배터리 생산·공급망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업체들이 현지 기업과 잇달아 손잡고 있다.

20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3위 배터리업체 궈쉬안의 지분 인수에 나선다. 폭스바겐이 중국 배터리업체 지분을 소유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폭스바겐이 계획대로 궈쉬안의 지분 20%를 인수하면 지분 25%를 보유한 창업자 리젠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CATL과 비야디(BYD)의 뒤를 잇는 궈쉬안의 시가총액은 3조원가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 온 폭스바겐이 이번 인수를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배터리업체 지분을 직접 보유함으로써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자동차(FCA)는 중국에서 전기차 개발과 생산을 맡을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FCA는 대만 휴대전화 제조업체 홍하이정밀과 전기차 합작사를 설립하는 계약을 올해 1분기에 체결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FCA가 50% 이상의 지분을 갖게 될 전망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생산해 온 홍하이는 통신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커넥티드카 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홍하이는 배터리 등 핵심부품 개발 및 생산을, 차량 개발 및 생산은 FCA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과 합병한 FCA는 홍하이와 손잡고 현지 전기차 및 커넥티드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현지 배터리 및 부품 업체와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협력은 당분간은 ‘윈-윈’이라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체는 현지 업체들과 손잡고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반대로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완성차업계와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면 중국 밖에서도 전기차 특수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자동차업계의 중국 공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투자를 계속하면서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도 향상되고 있다. 비야디는 한 번 충전하면 6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를 올 3월 양산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중국 배터리 전문매체 뎬츠왕 등은 지난해 중국 내 리튬이온 배터리 투자 규모가 2484억 위안(약 42조원)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