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고인 소유의 롯데그룹 지분, 부동산 등 1조원대 재산의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이나 지분 구조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경우 신 명예회장 지분율은 3.09%다. 주요 계열사 가운데 신 명예회장은 롯데제과 4.48%, 롯데칠성음료 1.3%, 롯데쇼핑 0.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롯데물산 지분도 6.87%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0.83%), 롯데홀딩스(0.45%), LSI(1.71%), 롯데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 등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이 소유한 인천 계양구 골프장 부지 166만7392㎡(약 4500억원대)까지 합하면 개인 소유 재산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신 명예회장의 재산 관리는 2017년부터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인 사단법인 선이 맡아 왔다. 만약 유언장이 있다면 그에 따라 상속 절차가 이뤄진다. 유언장 작성 시점이 치매 증상이 진행되는 등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된 상태였다면 유언장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고인이 남긴 재산은 시가총액 20조원 규모의 롯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경영권과 관련해서도 이미 신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고, 지분율도 낮아 현재의 ‘신동빈 체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한 롯데의 지분 구조는 안정적이다.
총수 일가 중 신동빈 회장의 지분이 11.71%로 가장 많은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지분의 48.42%, 롯데케미칼 23.76%, 롯데칠성음료 26.54%, 롯데쇼핑의 40.00%를 갖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 지분이 9.84%로 총수 일가 중 가장 많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일본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도 넓혀 경영 안정화 기반을 다져놓았다.
2018년 2월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율은 1.38%에서 4%까지 늘면서 1.62%를 보유한 신동주 회장이나 0.44%를 가진 신 명예회장을 넘어서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롯데홀딩스는 롯데물산 지분 56.99%를 갖고 있으며 호텔롯데 19.07%, 롯데케미칼 9.3%, 롯데제과 6.49%, 롯데칠성음료 1.37%를 갖고 있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향후 행보도 관심사지만 경영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일 롯데그룹의 분리 경영을 주장해 온 신동주 회장은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롯데홀딩스 주총에서도 자신을 이사로 선임해 달라는 안건을 내면서 경영 복귀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롯데에서 신동주 회장이 가진 지분율도 크지 않다. 그는 2017년 롯데 관련 지분 97%를 매각했고 지난해 12월 30일 코리아세븐 보유 지분(4.01%)도 매각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의 지분이 얼마 되지 않고 신동빈 회장 체제가 굳건하기 때문에 경영권이나 지분 구조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