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르면 20일 계열사 사장단을 비롯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인사는 크게는 안정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변화의 지표가 될 일부 인사와 조직 개편이 있을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는 어렵지만 준법경영과 관련한 변화상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19일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 17일부터 퇴임 대상 임원들에게 사실을 통보하고 있다”며 “아직 관련 조직에 공식적으로 전달된 것은 없지만 이번 주 정기 인사를 할 분위기”라고 말했다. 퇴임 대상 임원들에 대한 통보는 인사 발표 전 이뤄지는 통상적 절차로 인사 발표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20일부터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와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가 연쇄적으로 정기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삼성 고위 관계자는 “노동조합 와해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혐의에 대한 임원들의 1심 재판이 마무리돼 사장단 인사를 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설 전인 이번 주 인사와 조직 개편이 모두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삼성은 대개 12월 초에 사장단과 후속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새 경영진이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각종 재판 등으로 정기 인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인사 지연에 따른 피로감이 커지고 조직 활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삼성 내부에선 사업 환경과 대외 상황 등을 고려해 설 연휴 전에 인사를 끝내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대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삼성이 안정적인 인사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부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부품(DS)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 소비자가전(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 인터넷·모바일(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3인 대표체제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에서 세대교체 차원의 젊은 임원 발탁이 있을 수 있다. 또 최근 발표한 준법감시위원회를 뒷받침하기 위해 일부 조직을 신설하고 개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재판부는 지난 17일 4차 공판에서 준법감시위의 실효성 평가를 위해 전문심리위원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계열사는 인사뿐만 아니라 다음 달 초 출범 예정인 준법감시위 구성을 위해서도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