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출세 위해 죽기 살기로 일만… 복음 통해 일 중독에서 벗어나

입력 2020-01-20 00:08

나는 너무 내성적인 성격이라 초등학교 때 줄반장 한 번 해보지 못하고 항상 중간으로 자랐다. 이런 나 자신이 못마땅했지만 ROTC로 군복무를 마치고 운 좋게 국내 다섯 번째 안에 드는 대기업에 취직했다. 입사교육 후 택배사업본부로 발령받아 새벽별 보고 출퇴근, 토요일은 보충근무, 일요일은 당직에 밀린 일까지 했다. 2002 월드컵 응원을 가까운 시청 앞에서 했지만 나가지 못하고 쉼 없이 일했다. 내 결혼식 때도 밤늦게까지 일하다가 새벽 2시에 익산에 도착해서 아내를 데리고 광주의 결혼식장까지 시속 160㎞ 속도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렇게 나는 남들이 출근 인사할 때 회사를 나가면서 퇴근 인사를 했다.

단순 무식하게 일하다 보니 모범상, 우수상을 여러 번 받고 본사 영업팀으로 옮겼다. 어쩌다 주말에 쉴 때도 회사 업무만 생각했고 빨리 월요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일 중독자가 됐다. 아내와 아이들도 내 안중에는 없었다. 반드시 팀장과 임원이 돼야겠다는 야망을 품으며 나름 인정도 받고 진급도 제때 하면서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지만 주말만 되면 병든 닭처럼 혼수상태가 됐고 갈등이 심해진 아내는 결국 ‘이렇게 살 거면 이혼하자’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협력업체 사장님집 근처로 이사를 가게 됐는데 정말 행복하게 사시는 분이었다. 그 사장님을 형님이라 부르며 가족처럼 지내던 어느 날 형수님을 통해 복음을 듣고 야수 같던 아내가 갑자기 순한 양같이 변하기 시작했다. 결국 20년간 다닌 성당을 접고 함께 한마음교회에 출석했다. 그 무렵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모든 회사원이 공통으로 당연히 내 자리라고 생각했던 임원으로 가는 중간 자리 인사에 뜻하지 않은 사람이 가게 된 것이다. 간부들도 납득할 수 없다 할 정도의 인사에 나는 마음의 칼을 갈았다. 더 죽기 살기로 일해 경쟁회사의 신규 유통 파트장으로 회사를 옮겼다.

전 회사에 대한 복수심과 출세욕에 단기간에 성과를 노리고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다가 회사에 큰 손실을 끼치며 고소까지 당했다. 17년간 쌓은 공이 날아가며 본사에서 지점으로 전출돼 양복을 벗고 작업복을 입고 택배박스를 나르는 신세로 전락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죽는구나!’ 하는 비참한 생각에 하나님께 간절히 엎드리며 아이들과 함께 여름 성경학교에 참가했다. ‘예수는 역사다, 부활은 실제이며 확실한 증거다’는 말씀과 역사에 기록된 믿을 만한 증거를 통해 아이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인으로 고백할 때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지식에 머물렀던 예수님의 부활은 허구도, 신화도 아닌 사실이고 실제임이 내게도 비춰졌다. 더욱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며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마음은 흔들리고 기쁨도 사라졌다. 여전히 근심과 염려, 세상 출세와 명예라는 바위덩어리에 눌려 끙끙대고 있었다. 내겐 예수님이 없었다. ‘아!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내가 그분을 배척했구나! 내가 그분을 믿지 않았구나!’ 통회가 터졌다. 그리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고백하며 마음에 주인으로 모셨다.

일중독에서 벗어나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 오랫동안 성당에 다닌 어머니가 위독해 급히 복음을 전해 기적적으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우편강도처럼 마지막 순간에 천국으로 가셨다. 아내도 함께 기도하는 동역자가 됐고 경쟁자이고 적이었던 직장 동료들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품고 기도하며 복음을 전하게 됐다.

잠깐이면 썩어질 것에 종 노릇하는 자가 아니라 영원한 하늘의 상을 바라보고 달려가는 왕같은 제사장의 신분을 살아가게 해주신 삼위일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오현묵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