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요청 뿌리치고… 홍준표 “고향 창녕서 출마”

입력 2020-01-16 04:07

홍준표(사진)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4·15 총선에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15일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험지 출마 요청을 뿌리치고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이다. 창녕은 홍 전 대표 고향이다. 당 내부에선 대선에 출마했던 홍 전 대표의 고향 출마를 비판하는 지적이 뒤따랐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4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강연에서 “이번 선거의 관건은 부산·경남(PK) 지역인데 PK가 흔들리는 지역이 됐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부산·울산시장, 경남지사가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기초단체장 65%가 민주당”이라며 “역대 선거에서 PK 지역에서 60% 이상 득표를 하지 않고 선거에 이기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 동을과 고향 출마를 놓고 저울질해 왔다. 결국 고향행을 선택한 데 대해선 “통합 논의가 되고 있기 때문에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있는 대구 동을에 갈 이유가 없어졌다”며 “2022년 대선에서 PK 지역이 뭉치는 것을 주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PK 지역을 다니며 지원 유세를 하겠다고도 했다.

당내에선 “서울 동대문을에서 내리 세 차례 당선됐던 홍 전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황교안 대표 체제에 부정적이었던 홍 전 대표와 당 지도부 간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황 대표는 이날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 출마 선언과 관련한 질문에 “이번 총선은 어느 개인의 총선이 아니라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총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했다가 최근 한국당에 재입당한 밀양 출신 조해진 전 의원도 같은 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조 전 의원은 “큰 정치인답게 다른 지역에 출마했으면 했는데 기왕 그런 선택이 이뤄졌으니 당당하게 겨뤄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엄용수 한국당 의원이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실형을 선고받은 뒤 비어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