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14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 예배실에서 평화통일 정책 심포지엄을 열고 교단의 통일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처음으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기감의 통일운동 역사를 살펴보고 남북 분단의 결과로 만들어진 ‘분단신학’의 한계를 짚었다.
하희정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기독교 통일운동과 감리교회가 걸어온 길’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감 통일운동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하 교수는 “기감이 1990년대 말 보수진영이 주도한 북한교회 재건운동에 더 큰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일방주의적 선교 방식에 집중하게 됐다”면서 “통일운동에 대한 확고한 정체성도, 정책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목소리는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NCCK에 의탁하고, 몸은 보수진영에 편승하는 자기모순을 양산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시민조직을 활성화하고 평화교육 콘텐츠 개발 등을 정책적으로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이형규 숭실대 교수는 ‘분단체제와 종교폭력으로서의 분단신학’을 발표했다. 분단신학은 한반도 분단 상황 속에서 분단을 직간접적으로 강화하거나 정당화해 온 신학을 말한다. 이 교수는 “이로 인해 교회 안에 편 가르기와 분단 폭력이 가속화됐다”면서 “분단체제에서 생겨난 ‘분단신학’은 2017년 이후 평화통일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체제를 이끌 평화-통일 신학은 아직 확연히 나타나고 있지 않은 만큼 새로운 해방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감 평화통일위원회(위원장 박신진 목사)는 교단의 평화통일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올해 두 차례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두 번째 심포지엄은 다음 달 25일 열린다. 기감은 심포지엄 결과를 바탕으로 7월 21~23일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원탁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는 미국연합감리교회(UMC) 세계감리교회(WMC) 대표를 비롯해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중국, 러시아, 일본교회 대표를 초청할 예정이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