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빌리티 핵심 기술 개발에 더 열심히 매진해야죠.” 새해 업무 첫날 KBI메탈 공장에서 만난 현장 사람들의 희망찬 포부다. 새해를 여는 첫 업무일인 지난 2일 전장부품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대구시 소재 자동차용 전장 부품 전문회사 KBI메탈의 대구공장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공장에 들어서자 2020년 새해를 맞아 힘차게 가동되고 있는 통풍시트 자동화 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수입에 의존해 온 통풍시트를 2012년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KBI메탈 대구공장은 1987년 약 2만3140㎡(연건평 약 7000여평)에 총 4층 규모로 들어섰다. 이곳은 회사의 전장사업 부문 제품인 자동차용 BLDC(Brushless DC)와 자성철심(자동차 가전제품 모터 등에 내장되는 코어) 등을 대표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새해 첫 공장 가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팽현성 KBI메탈 사업총괄 전무와 함께 통풍시트의 핵심 장치인 ‘바람이(SVHM)’의 생산과정과 메르세데스-벤츠에 납품되는 ‘후석공조시스템’(VBM, R/HVAC)을 둘러봤다. 이 중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SVHM 자동화 생산라인이 눈에 띄었다. 이 제품은 통풍시트에 장착돼 좌석에 바람이 나오게 하는 송풍 장치다. 사계절 내내 쾌적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대표적 제품이다.
KBI메탈 측은 SVHM 생산 자동화를 위해 ▲외부 케이스와 두뇌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PCB)의 자동 조립 ▲제품 성능 보증을 위한 풍량 소음 진동 내구성 검사 등에 자동화 체계를 갖췄다. 최적화된 제품 생산을 위해 생산 라인은 따로 개별 생산룸으로 구성됐다. 실내 온도 섭씨 20~25도, 습도 40~60%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정전기 방지를 위해 제전복을 착용한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팽현성 전무는 “자동화 3개 라인에 총 40억원이 투자됐다. 차량에 탑재되는 만큼 제품 생산 최적화를 위해 온도 습도 제전 등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2012년 국내 최초 국산화 이후 국내외 경쟁사 대비 풍량은 30% 강화됐고, 소음은 10%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산화를 통해 과거 수입에 의존했을 때 보다 40% 가깝게 가격경쟁력을 개선했다”며 “G80, 싼타페, 아반떼, 코나, 아이오닉, 벨로스터, 투산, K7, 스포티지, 니로 등 대부분의 현대 기아차에 탑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을 마치면 이음 검사와 최종 검사가 진행된다. 30데시벨(dB) 이하로 방음 처리된 이음 검사실(암소음실)에서는 생산된 제품에서 45dB 이상의 소리가 감지될 경우 불량 판정을 받는다. 또 이음 검사를 통과한 제품이라도 별도 진행하는 최종 재검사에서 모터의 성능에 문제가 있거나, 풍량과 진동, 이음이 있으면 폐기된다.
팽 전무는 “납품 전에 제품 이상 유무를 최종 검수하며 가려내고 있다. 고객사의 기준보다 더욱 엄격한 회사 기준으로 제품을 검수한다. 무결점 제품을 납품하는 것이 고객에 대한 신뢰”라고 강조했다.
KBI메탈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생산해 메르세데스-벤츠에 제공하는 후석독립공조시스템(VBM, R/HVAC)도 눈여겨 볼 만했다. 이 시스템은 차량 내 뒷좌석 탑승자가 개별 조절 가능한 냉난방기라는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VBM은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E 클레스, GLE 등에 연간 14만대 정도 생산돼 공급된다. 또한 R/HVAC는 GLS 차종에 연간 4만대 공급 중이며, 향후 신규 수주한 ‘EQ SUV’에 2022년부터 2029년까지 총 300억원 규모로 적용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두 제품이 한 해 평균 22만대 분량이 생산되며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KBI메탈은 범용 제품 부문에서 SVHM,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는 후석 독립공조시스템으로 전장부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팽 전무는 “국내외로부터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KBI메탈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모빌리티(친환경차) 핵심부품 개발을 추진해 기술 국산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