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투어 개막전 출격… 올림픽 티켓 경쟁 가세

입력 2020-01-15 04:06
고진영. AP뉴시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올림픽 시즌이 막을 올린다. 17일 오전 2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 포시즌 골프 앤 스포츠클럽 올랜도(파71·6645야드)에서 티오프하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는 2020시즌 개막전이자 올림픽 진출 경쟁의 출발선이다.

올 시즌에 편성된 대회는 모두 34개. 그중 20개 대회가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본선 진출자를 확정할 세계 랭킹 기준일인 6월 29일까지 펼쳐진다. 5대 메이저 중 3개 대회가 이 기간에 편성돼 있다. 올림픽 여자골프는 기준일 랭킹 15위 안에 진입한 선수 중 국가별로 2명에게 본선 진출권을 부여한다. 또 15위 안에 4명 이상의 선수를 보유한 국가의 경우 최대 4명까지 본선에 출전할 수 있다. 여자골프에서 4명 출전 쿼터가 가능한 국가는 현재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박성현.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이 대회는 최근 2시즌 동안 투어에서 1회 이상 우승한 선수에게만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올해의 경우 26명이 출전을 확정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과 2위 박성현은 결장하지만, 3위 넬리 코다, 4위 대니얼 강(이상 미국), 5위 김세영이 시즌 첫 승을 조준하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초대 챔프였던 지은희와 전인지도 출전한다.

박인비. AFP연합뉴스

올림픽 여자골프 ‘타이틀 홀더’인 박인비도 합류했다. 박인비의 LPGA 투어 개막전 출전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던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인비의 랭킹은 한국 선수 중 6위에 해당하는 16위다. 현재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 ‘커트라인’에 있는 선수는 7위 이정은까지이지만 고진영을 제외하고는 포인트 점수차가 크지 않다. 최대 20위내 선수까지 투어 성적에 따라 올림픽 출전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 낭자들의 2연패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홈팀인 일본과 여자골프의 강자인 미국의 추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개최국 일본은 익숙한 안방에서 사상 첫 올림픽 우승의 꿈을 키우고 있다. 대회가 열릴 도쿄 사이타마현의 카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은 1929년에 개장해 9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일본 골프의 ‘성지’다. 일본은 올림픽 시즌에 맞춰 육성한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의 강세가 돋보인다. 일본 최고 스타인 하타오카 나사(6위)와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인 시부노 하나코(11위)가 선봉에 선다.

2010년대 한국세에 밀리긴 했지만 미국의 저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2017년 데뷔해 지난해에만 통산 2승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른 코다가 요주의 선수다. 코다와 대니얼 강 외에 한때 미국의 대표주자로 꼽힌 렉시 톰슨까지 우승 능력이 있다.

김세영. 엘앤피코스메틱 제공

올림픽 외에 한국 팬들이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눈여겨 볼 부분 중 하나는 한국 선수들의 신인왕 타이틀 6연패 여부다. 한국 선수는 2015년 김세영을 시작으로 전인지, 박성현, 고진영, 이정은 순으로 매년 신인왕을 배출했다. 모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LPGA로 진출했다. 다만 올 시즌은 아마추어 위주로 경험을 쌓은 전지원, 손유정만이 LPGA에 입회해 이름값이 예년에 비해 떨어진다. 쉽지 않지만 화수분 같은 한국 여자골프의 새로운 강자로 올라설지 주목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