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미래차 기술 확보 위해 향후 3년간 8조 투입”

입력 2020-01-14 04:05

현대모비스가 미래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3년간 8조원의 재원을 투입한다.

고영석(사진)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상무)은 세계 IT·가전 전시회 ‘CES 2020’이 열린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율주행 시대에 맞춰 천문학적 투자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상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직속으로 인수·합병(M&A), 신사업 발굴, 국내외 스타트업 육성 등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고 상무는 지난해 초 기준 7조4000억원이었던 보유현금이 3년 후엔 약 12조원으로 확대되고, 이 중 8조원가량을 투자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전동화 분야 부품 생산능력 확장에 4조원, 성장을 이끌 기술과 제품 연구개발에 3조∼4조원, 스타트업에 150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선 현대차그룹과 차별화된 기준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1조원가량은 자기주식 매입 등 주주환원에 쓰일 예정이다.

고 상무는 자율주행 부문 투자는 천문학적 규모로 하는 동시에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시대에 맞춰 부품까지 진화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개발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한편으론 4단계 자율주행 수준 기술은 매우 비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4000만원짜리 차에서 120만원 상당 첨단 운전자 지원 기술도 추가할까 말까인데 1000만원에 달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 2단계 자율주행 시장이 85%, 3단계 10%, 4단계 5%가 될 것”이라며 “4단계 대부분은 로보택시가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성이 큰 기술로는 첨단 운전자 지원과 자율주행 기술, 커넥티비티와 인포테인먼트 기술, 친환경 전동화 기술을 꼽았다. 고 상무는 “여기에서 파생되는 기술들도 중요하다”며 “자율주행이 이뤄지면 제동과 조향부품, 에어백 등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상무는 “이번 CES에서 공개한 자율주행차 ‘엠비전S’는 음성인식 기반 퍼스널 어시스턴트 기능을 한다”면서 “선행 연구와 개발 결과물을 기반으로 수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주해서 1~2년 동안 사양에 맞게 개발하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방향성과 관련해 고 상무는 “지난번 지배구조 개편 추진 당시 시장친화적 지배구조 정책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 또다시 추진하게 된다면 무조건 시장친화적 방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