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브랜드로서 제네시스는 새로운 시각에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저는 새롭고 강렬한 럭셔리 브랜드를 키워내는 평생 단 한 번뿐인 기회를 갖게 된 겁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파운틴밸리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제네시스 미국 판매법인에서 만난 마크 델 로소 제네시스 북미담당 최고책임자(CEO)는 말투에 확신이 가득차 있었다.
201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해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다져온 제네시스는 올여름 브랜드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을 출시하는 올해를 브랜드 성장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2021년까지 제네시스 라인업은 세단 3종과 SUV 2종, 전기차 1종 등 현재의 배 수준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그는 “럭셔리 SUV시장은 초경쟁적인 상황”이라면서 “기술적 요소와 내외관 디자인 면에서 다른 럭셔리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멋진 제품이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세계 자동차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영향으로 2년 연속 판매가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역시 지난해 연간 자동차 판매는 2018년 대비 1.1% 줄어든 1708만대에 그쳤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도 현대·기아차는 3년 만에 실적 반등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가장 큰 요인은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텔루라이드’ 등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 SUV 모델로 분석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지난해 팰리세이드가 대형 SUV 세그먼트에서 4.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면서 “일본이나 미국 자동차회사의 고객들이 팰리세이드를 통해 현대차의 고객으로 넘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고 자평했다. 팰리세이드는 현재 월평균 5000대가량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신차 판매의 70%는 트럭과 SUV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비중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고, 이것이 현대차가 SUV 신차를 적극적으로 선보여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도 현지 판매가 시작된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연간 4만대의 싼타크루즈가 생산될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은 “싼타크루즈는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사양을 제공하는 도심형 크로스오버 트럭으로서 새로운 세그먼트로 정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시장 판매를 이끌어온 세단 역시 신차를 꾸준히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쏘나타 신형이 올 초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하며, 신형 K5 역시 상반기 미국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현대차의 미국 판매 목표는 72만8000대다. 지난해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2025년에는 제네시스와 함께 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파운틴밸리=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