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 10명 중 8명 “우리 사회 불공정”… 본인 노력보다 부모 재산·집안 중시 여겨

입력 2020-01-13 04:05
‘경기도민이 생각하는 공정한 가치’ 설문조사 결과. 경기연구원 제공

경기도민 10명 중 8명이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본인 노력보다 부모의 재산이나 집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도민도 10명 중 8명이나 됐다.

경기연구원은 12일 ‘경기도민이 생각하는 공정한 가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도민 76.3%가 “우리 사회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했고, 71.3%는 “기회의 공정성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81.3%는 “부자가 되기 위해 본인의 노력보다 부모의 재산이나 집안이 더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학력 수준이 낮고, 소득이 낮을수록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기회가 불공정하게 주어진다”고 답한 사람은 대학원졸업 이상에선 59.2%였지만, 대졸 69.6%, 전문대졸 이하 74.3%였다. 소득별로는 월 800만원 이상인 경우 “불공정하다”는 평가가 64.4%였던 반면, 200만원 미만 에서는 75.8%나 됐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분배와 공정성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공정성에 대한 분야별 인식에서도 모든 분야에서 5.5점 이하(1점 ‘매우 공정하지 않음’, 10점 ‘매우 공정’)로 나타났다.

교육 분야는 5.3점으로 평균에 근사했으나, 법 집행은 3.4점으로 가장 낮았다. 대기업-중소기업 관계(3.6점), 경제·사회적 분배구조(3.8점), 재산축적 기회(3.9점)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민이 생각하는 공정’ 보고서를 발간한 김도균 경기연구원 전략정책부장은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자살이나 묻지마 범죄 등 사회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농후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2월 19세 이상 70세 미만 경기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로 신뢰도 95%, 오차범위 ±3.1%이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