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부터 음악에 빠졌다. 수업시간 외에는 종일 노래만 들으며 새 노래 찾기에 바빴다. 특별히 영국식 분위기가 좋아 브릿팝이라는 영국 모던 락을 듣기 위해 영국 영화도 열심히 봤다. 그렇게 자유분방한 삶을 동경하며 고등학교 때는 더 깊이 빠져 들었다. 친구와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 끼고 베이스와 드럼, 일렉 기타 소리에 모든 스트레스를 날리는 희열을 느꼈다. 급기야 직접 공연에 찾아다니며 실력도 없으면서 무대에 진출하는 상상을 했다.
대학교에 입학해 정말 신나게 놀았다. 노래방에 수시로 들락거리며 친구들과 캔 맥주를 마시고 음악을 들으면서 세상을 즐겼다. 그렇게 아무렇게나 사는 나를 보고 어머니는 토요일마다 교회모임에 데려갔다. 거절할 수 없어 따라간 그곳에서 역사 가운데 살았던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하나님으로 선포됐다는 말씀을 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주인 되었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셔야 한다고 했다.
그 후에 교회 수련회에 참석했지만 친구들과 만나면 여전히 ‘인생무상’을 외치며 신세한탄을 했다. 3학년이 되니 스스로 위기가 느껴져 죽기 살기로 학점관리를 시작했다. 각종 캠프에 참여해 열심히 스펙을 쌓았고 아침에 토익 특강, 오전 수업, 잠시 시간이 나면 스터디, 오후 강의 등 정신없이 보냈다. 어느새 나는 부활의 ‘부’자만 들어도 짜증이 났고 하나님이 진짜 계신지, 천국과 지옥이 진짜 있는지도 의심만 커졌다. ‘아니 예수님이 부활하셨다고 치자, 그러면 지금 어디에 계신 거지? 승천하셨다고? 말이 되는 소리야?’ 그렇게 모든 것을 부정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마지막 한 번만이라도 여름 수련회에 가자고 해서 며칠만 견디면 내 마음대로 살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예배에 참석했다. 목사님께서 ‘예수님께서 부활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주고 가셨다’라는 말씀을 시작하셨다. 그러나 내겐 아무 느낌이 없었고 기도 시간에 하나님께 기도 드릴 것도 없었다. ‘주님! 주님이 진짜 계신가요? 진짜 계시다면 보여주세요! 주님께서 보여주시면 제가 믿을게요!’라고 외쳤다.
이런 내게 하나님께서는 역사책과 백과사전에 예수님이 4대 성인 중 한 분으로 진짜 실존인물이었고 부활사건까지 기록돼 있는 것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셨다. 예수님을 기준으로 AD, BC로 나누어져 있었고 부활사건도 역사 속에 분명히 기록됐고 부활을 목격한 많은 증인들까지 있었다. ‘예수님이 하나님이구나! 이 분이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내 주인이 되셨구나! 부활이 진짜 믿을 만한 증거구나!’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바로 세상에서 기를 쓰며 살았던 마귀와 같은 중심이 보여 눈물로 회개하고 비로소 나의 진짜 주인, 부활하신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나는 하늘의 시민권을 가진 ‘하늘에 속한 자’이고 ‘왕 같은 제사장’이었다. 이 땅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제자들처럼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계신 예수님을 전하는 것뿐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흥분해 부활을 전하는 내게 여동생은 ‘교회 가서 약 먹고 왔냐?’ 하며 비웃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너무 기뻤다. 수련회를 마치고 이미 7개월 전에 예매한 음악 페스티벌 티켓을 바로 친구에게 넘겼다. 그리고 매일 ‘오직 주만이’ 영상을 보고 집안에는 찬양이 울려 퍼졌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말씀을 잡고 예배에 참석하며 교수님께도 전도지를 드리며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자주 마시던 술도 단숨에 끊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더하신다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지금 나는 유동부 치아바타에서 3년째 일하고 있다. 이 땅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는 하나님의 꿈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오직 푯대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배현영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