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9일 여섯 번째 총선 영입 인재를 발표한 가운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참신한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는 평가와 전문성 등 자질보다는 화제몰이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엇갈린다.
민주당은 이날 법률서비스 스타트업 ‘로스토리’ 대표 홍정민(42)씨를 영입 인재로 소개했다. 홍씨는 경제 분야 첫 영입 인물로, 경력단절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사법시험에 도전한 뒤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력을 갖고 있다. 민주당은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 계속해서 성취를 이룬 인물로 경력단절 여성의 롤모델이 될 만한 삶을 걸어 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발레리나 출신 장애인, 장애인 모친을 둔 20대 청년, 군 장성 출신, 여성 검사, 30대 소방관 등 다양한 직종과 계층의 인재들을 영입해 왔다. 예전에 비해 나이가 젊고 출신이 다양해졌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총선 때 영입된 민주당 의원은 “지난번보다 당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인재 영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며 “특히 20, 30대 청년 인재들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번 총선의 사회적 요구가 세대 교체와 현역 물갈이라고 봤을 때 민주당의 신선한 인재 충원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영입된 인재들을 소개하면서 지나치게 감성적인 부분에만 호소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전문성 등 자질을 강조하기보다 인물의 화제성 소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런 시각에 대해 “저희도 그게 고충이다. 대체로 특정 분야 전문가가 되려면 50, 60대가 되는데, 사회의 또 다른 요구는 청년들을 정치에 진입시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전문성까지 검증된 이들을 영입하기에는 세대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도 “총선을 앞둔 당의 인재 영입은 정치를 잘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어 보인다”며 “보여주기식 영입은 그만해야 한다. 그것도 구태”라고 말했다.
영입한 인재들을 기성 정치권에 안착시키는 것 역시 또 다른 문제다. 실제 영입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았지만 선거 이후에는 잊혀진 인재들이 적지 않다. 지난 총선 때 영입된 한 의원은 “처음 들어왔을 때는 당에서 신경을 많이 써줬지만 점차 선거 국면으로 갈수록 각자 선거에 집중하느라 주변에서 잘 도와주지 않더라”며 “(영입 인재들은) 정치를 처음 경험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적응이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영입 의원도 “이번에는 ‘멘토-멘티’ 제도를 잘 운영해 적응을 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당의 노력도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우리 정치에서 보통 일회성으로 인재 영입이 끝나 뼈아프다”며 “외부 인재 영입에만 치중하느라 내부에서 키우는 정당 고유의 인재 육성 기능이 외면받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비단 ‘총선용’ 인재 영입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들을 발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