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5세트 접전 끝에 ‘복병’ 카타르를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 희망도 이어갔다. 한국은 11일 이란과 4강전에서 맞붙는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9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 B조 3차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25-18 28-26 22-25 20-25 15-13)로 승리했다.
한국(2승 1패·승점 6)은 B조 2위로 준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카타르(2승 1패·승점 7)는 조 1위를 차지했고, 호주(2승 1패·승점 5)가 탈락했다.
1세트 한국은 여유 있게 앞서 나갔다. 최민호와 신영석의 속공과 블로킹이 통했고, 박철우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지며 7-1까지 앞서나갔다. 한국은 세르비아 출신 귀화 세터 밀로스 스테파노비치의 볼 배급과 센터 이브라힘(206㎝)의 높은 블로킹에 당하며 19-16까지 쫓겼다. 하지만 최민호의 서브 에이스와 전광인, 정지석 등 레프트들의 공격을 묶어 결국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 한국은 이브라힘과 센터 아부나봇 벨랄 나벨(200㎝)의 높이에 공격이 연달아 막혔다. 21-22에서 임 감독은 한선수를 빼고 김재휘 카드를 넣어 높이를 보강했다. 김재휘가 블로킹 득점에 성공해 선택은 적중했다. 이후 세트 포인트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지만 박철우와 전광인의 속공이 코트에 꽂히며 2세트도 따냈다.
3세트부터 카타르의 반격이 시작됐다. 아부나봇과 브라질 출신 귀화 라이트 제랄도 그라시아노 다 실바의 서브 에이스가 한국을 괴롭혔다. 교체 투입된 곽승석, 황택의의 분전에도 결국 3세트를 내줬다.
4세트에서는 한국이 급격히 체력저하를 보이며 고전했다. 6-12, 13-18 등으로 시종 끌려갔다. 전광인의 백어택, 황택의의 서브 에이스, 박철우의 속공이 연이어 터지며 점수를 16-18 2점차까지 좁혔지만 카타르의 높이에 무릎을 꿇었다.
운명의 5세트. 카타르의 무서운 기세를 누른 건 센터진의 힘이었다. 5-6에서 뒤진 상황에서 최민호가 블로킹을 잡아낸 뒤 6-8에서 속공을 성공시켰다. 다음은 신영석이었다. 블로킹과 연이은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끝까지 이끌었다. 14-13에서 카타르의 서브 실수가 나오자 선수들은 감격의 환호를 질렀다.
한편 한국은 이날 중국을 3대 0으로 셧아웃하며 A조 1위에 오른 아시아 최강 이란과 11일 오후 5시 4강전을 치른다. 올림픽 진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날 태국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B조 카자흐스탄과의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가볍게 눌렀다. 예선 3연승으로 조 1위에 오른 한국은 11일 A조 2위인 대만과 결승행을 놓고 맞붙는다.
장먼=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