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인사위 ‘삼성 출신’ 검사장 임용 법무부案 부결

입력 2020-01-09 04:01

삼성 변호사 출신으로 지청장을 지낸 류혁(52·사법연수원 26기) 변호사가 신규 검사장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검찰 인사위원회 심사 결과 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 인사위를 열어 검찰 고위 간부 인사의 방향과 규모 등에 대해 논의했다. 법무부는 류 변호사를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임용하는 안을 포함시켰는데, 인사위 심의 과정에서 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법조계에서는 류 변호사가 경력 검사 정식 채용 절차를 거쳤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2019년 7월 법무부 장관 명의의 ‘2020년도 검사 임용 지원 안내’ 공문에 따르면 경력 검사 전형은 지난해 7월 지원 서류를 제출, 8월 서류전형 합격자발표와 실무기록 평가, 9월 인성검사, 10월 역량평가 등의 순서를 거친 뒤 12월 결과가 통보된다.

하지만 류 변호사는 인사위가 열리기 2시간 전 법무부에서 경력 검사 신규 임용 면접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경력검사 전형은 면접 등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거쳤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심사를 했다면 인사 절차의 기본이 무너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류 변호사는 1997년 서울지검 검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사직한 뒤 삼성전자 법무팀 상무보로 돌아가 근무하다 다음 해 다시 검찰에 복귀했다. 이후 대검찰청 강력부 조직범죄과장,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등을 거친 뒤 지난해 사직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