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도 찾아먹는 건강기능식품… 절대 강자는 홍삼

입력 2020-01-09 20:09 수정 2020-01-09 21:03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생활화됐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찾으면서 최근 5년 연평균 11.1%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시장 규모를 넓히고 있다. GC녹십자웰빙 ‘키즈 비타구미 비타민C&아연’, 한국야쿠르트 ‘MPRO3’, 대상웰라이프 ‘마이밀 뉴프로틴’, KGC인삼공사 ‘홍삼정’, 한국야쿠르트 ‘쿠퍼스 프리미엄’, 롯데마트 해빗 ‘마시는 콜라겐 앰플’과 ‘마시는 히알루론산 앰플’(왼쪽부터). 각사 제공

직장생활 5년차인 손모(29)씨는 입사 후 몇 개월 동안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걸 경험한 이후 5년 째 홍삼을 먹고 있다. 종합비타민, 오메가3, 식이섬유, 루테인까지 5종의 건강기능식품을 매일 복용한다. 손씨는 “부모님과 오빠까지 모두 건강기능식품을 너댓가지는 먹고 있다. 친구들도 서로 좋은 제품은 추천해주고 공동구매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세대를 막론하고 늘고 있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조2800억원에 이르렀다. 2019년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3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11.1%에 이르며 전체 식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2.59%)의 4배를 넘어섰다. 2018년 기준 500개 업체가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고 있지만 한국인삼공사, 콜마비앤에이치, 종근당건강, 한국야쿠르트, 서흥, 코스맥스 바이오, 에스트라, 노바렉스, 쎌바이오텍, 코스맥스엔비티, 고려은단 등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고령화가 심화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당분간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홍삼 압도적… 프로바이오틱스도 상승세

우리나라에서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홍삼이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 매출액 약 2조4279억원 가운데 홍삼의 매출(약 1조1095억원) 비중이 45% 이상이다. 단일 원료로 매출 2위인 프로바이오틱스 제품(2994억원)과 비교해 3.7배나 된다.

홍삼 제품은 KGC인삼공사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인삼공사는 정관장 브랜드로 2018년 매출 1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여러 베스트셀러가 있지만 100% 홍삼 농축액을 담은 ‘홍삼정’은 매년 180만개 이상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홍삼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기능성 원료는 프로바이오틱스다. 유산균으로 대표되는 유익균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한다. 생후 6개월 정도 지난 아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유용한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능성 원료다. 2017년 매출액 3위였던 프로바이오틱스(2174억원)는 1년 만에 매출이 1.4배 증가하며 이듬해 2위(2994억원)로 뛰어올랐다.

건강기능식품 매출액 상위 10곳을 살펴보면 한국야쿠르트가 4위에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 ‘쿠퍼스 프리미엄’ ‘국내최초 이중제형 프로바이오틱스 MPRO3’ 등의 제품들은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식약처 인증을 받았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이다보니 건강기능식품이라고 생각하지 못 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오랜 연구 끝에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밀크 씨슬,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마리골드꽃 추출물 등이 최근 몇 년 동안 매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새로운 기능성 제품(개별인정형)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개별인정형 제품으로는 애터미의 헤모힘이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헤모임 등을 생산하는 콜마비앤에이치는 2018년 기준 국내 기능성 제품 생산 규모 2위에 올랐다.

복합 기능성 제품 속속 출시

건강기능식품을 챙겨먹는 게 생활화 됐다지만 너무 많은 제품을 먹어야 한다거나 먹기 불편한 맛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다. 이 때문에 업계는 다양한 기능성 원료를 한 제품에 담은 복합 기능성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건강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40대 이상은 물론이고 20~30대까지 건강기능식품 소비가 늘고 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깐깐하고 까다롭게 제품을 고르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점이 늘고 있다”며 “무엇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야 하고 맛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게 주요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스틱형 제품인 ‘홍삼정 에브리타임’으로 젊은 소비층을 모은 KCG인삼공사는 맛에 대한 저항감을 없앤 ‘홍삼정 농축 캡슐’ 등으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홍삼 제품만으로도 1조원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KGC인삼공사가 루테인, 헤마토코쿠스 추출물, 오메가3 등을 결합한 복합 기능성 제품 ‘정관장 알파프로젝트’를 만든 것도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한국야쿠르트의 ‘쿠퍼스’도 복합 기능성 식품을 만들어내는 데 적잖이 어려움을 겪었다. 프로바이오틱스에 간을 보호해주는 헛개나무 추출분말을 함유한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는 밀크 씨슬을 적용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밀크 씨슬의 쓴 맛을 마시는 발효유에 담아 제품화하는 게 간단치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밀크 씨슬은 정제 형태로 분리해 담는 방안을 2013년 내놓았고 시장에서 계속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세는 내수 부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앞으로도 이 시장에 더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경쟁 체제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