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시장에선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안정세를 찾고 있고, 수요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폴더블폰 판매 호조와 5G 전환 등으로 스마트폰 부문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59조원, 영업이익이 7조1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2018년 4분기(59조2650억원)보다 0.46% 감소했고, 전분기(62조35억원)이 비해 4.84%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0조8006억원)에 비해 34.26% 급감했고, 전분기(7조7779억원)에 비해서도 8.74%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증권사 평균 전망치(6조5000억원대)를 웃돌았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1·2분기에는 6조원대에 그쳤다가 3분기에 7조원대를 회복했고 4분기에도 7조원대를 지켜 4분기가 ‘바닥’으로 확인됐다. 매출액은 60조원을 밑돌았지만 영업이익 7조원대를 지켜 올해 실적 반등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조금 좋았던 것은 메모리 수요가 서버, 모바일에서 조금씩 살아나고, 모바일에서 폴더블폰과 5G 전환 등이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4년 내 최악이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229조5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년보다 5.85% 감소해 2016년(201조800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7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2.9% 급감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26조4000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바닥을 통과했고 올해부터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 시기는 올해 상반기로 보고 있다. 이르면 1분기, 늦어도 2분기라는 예상이다. 반도체는 지난해 저점을 통과해 이미 개선세를 타고 있고, 5G 이동통신과 폴더블폰 등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증가 등이 호재로 평가된다.
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력인 반도체 업황 자체가 굉장히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 지난해보다는 실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40% 이상 증가한 38조원대, 매출은 10% 이상 증가한 260조원대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은 이제부터 본격화된다. 낸드(NAND)에 이어 1월부터 서버 D램의 가격 상승이 기대돼 반도체 중심으로 실적이 점점 좋아질 것”이라며 “극단적 저금리 환경에서 실적 개선 폭이 큰 반도체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