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바른미래당은 내 책임”… 안철수 ‘친정’으로 컴백하나

입력 2020-01-08 18:33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귀국 전 바른미래당 당원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며 세 결집에 나섰다. 당원들을 “당원동지”로 칭하고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며 사분오열된 바른미래당 안팎의 세력을 한데 모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안 전 대표 측은 “당에 복귀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8일 이동섭 의원을 통해 당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는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서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주셨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고 결과는 왜곡되고 말았다. 이 역시 모두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1년10개월 만에 쪼개진 바른미래당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정치를 시작할 때의 초심이 변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심과 선의로 호소하겠다. 우리가 다시 희망을 가지려면 먼저 우리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국가 대개조를 위한 인식의 대전환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도 “그동안 소통이 부족한 데 대해 양해를 바란다”는 내용의 새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들어와서 상의하겠다”고 귀국 후 의원들과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잇따라 바른미래당을 향한 메시지를 내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의 복귀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 전 대표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여는 ‘한국 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도 영상 메시지를 공개한다. 손학규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메시지에 대해 “교감 신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고,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온다는 신호”라고 했다.

다만 안 전 대표 측은 “현 지도부와는 관련이 없는 얘기”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1년6개월 동안 정치를 쉬다가 재개하면서 함께한 동지들에게 복귀 의사를 밝히고 새해인사를 하는 건 당연한 도리”라며 “손학규 대표와 함께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귀국 후 행보에 따라 보수 진영의 정계개편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안 전 대표의 최근 정치 노선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보수적’이라는 응답이 28.4%, ‘중도적’이 17%로 집계됐다. 중도적이라는 응답은 보수층과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높게 나왔는데, 중도로의 확장성을 고민하는 보수통합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 전 대표의 정치 노선을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이 45%에 달하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그간 그가 주장해 온 ‘새 정치’에 대한 모호함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안 전 대표가 귀국 후에도 당분간은 바른미래당 복귀나 신당 창당, 보수통합 등에 대한 속 시원한 답변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안 전 대표는 늦어도 설 연휴 전에는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희정 김용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