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한 비핵화 협상은 여전히 희망적”

입력 2020-01-09 04:08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 및 북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거듭 대화를 촉구했다. 이란 핵 문제 대응 방안과 관련, ‘최대 압박’에는 군사 옵션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도 했다. 이란 문제에 대한 답변이었지만 북한에도 최대 압박을 가해왔던 만큼 경우에 따라 대북 문제 대응 방안에 군사 옵션을 적용할 수 있다는 논리여서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란과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하는 데 낙관적이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북한 비핵화의) 길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약속한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2018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비핵화 약속에 어떻게 다다를 수 있을지 대화할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이란 군부 실세를 제거한 배경을 설명하며 군사 옵션 역시 최대 압박에 포함된다고 말해 대북 문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가 대(對)이란 최대 압박 작전의 일환이냐’는 질문에 “(최대 압박에는)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요소가 있다”고 답했다.

최대 압박 작전의 일환으로 솔레이마니 제거와 유사한 조치가 또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란이 또 다른 나쁜 선택을 할 경우 대통령은 지난주에 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대이란 정책은 미 본토를 방어·수호하고 미국인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최대 압박 관련 발언이 북한을 직접 겨냥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란에 최대 압박 전략이 통하지 않자 초강수를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군사 옵션도 최대 압박의 하나라고 반박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며 강도 높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란과 마찬가지로 북한에도 군사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간접적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 직전인 2018년 6월 초 “최대 압박이라는 말이 더는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한 이후 공식 석상에서는 이 표현을 자제해 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