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농아인교회 새 터전에 다시 세운다

입력 2020-01-09 00:01 수정 2020-01-10 10:34
강원도 속초농아인교회 성도들이 지난해 4월 화마가 할퀴고 간 예배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속초농아인교회 제공

강원도 산불로 예배당이 전소됐던 속초농아인교회가 전국 교회의 기도와 후원으로 새 터전을 마련하고 재건의 첫 삽을 뜬다. 장애인 전문 사역자가 새로 청빙됐고 예배당 건축을 위한 부지를 마련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예배하는 통합목회를 꿈꾼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사회봉사부는 9일 낮 12시 강원도 속초 수복로의 건축현장에서 ‘속초농아인교회 새 성전 기공 감사예배’를 드린다. 사회봉사부 실장 이명숙 목사는 8일 “지난해 속초·고성 산불 이후 전국의 교회와 노회에서 헌금을 보내주셨고 덕분에 농아인교회 재건을 위한 부지 매입을 마쳤다”면서 “교역자 생활비 지원과 전국장로회연합회의 차량 지원 등이 더해져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기에 기쁜 맘으로 먼저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속초농아인교회는 2004년 속초중앙교회에서 분립 개척했으며 시 외곽 영동극동방송 건물 2층에 전세로 예배당과 사택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4월 강풍을 타고 불길이 날아다니던 산불 때 너무나 급박해 십자가와 성구도 챙기지 못하고 대피했으며, 세입자여서 별다른 보상도 받지 못해 교회가 와해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국민일보 2019년 4월 9일자 33면 참조).

거리로 나앉게 된 속초농아인교회를 위해 먼저 모(母)교회인 속초중앙교회가 나섰다. 강석훈 속초중앙교회 목사는 “산불 이후 지금까지 주일 3부 예배를 농아인교회 성도들과 함께 수화 통역을 하면서 드리고 있으며 공동식사를 한 뒤 오후 1시부터는 농아인교회가 따로 모일 수 있도록 공간을 같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강원도 산불로 전소된 영동극동방송 사옥. 건물 2층에 속초농아인교회가 세들어 있었다. 오른쪽은 새 성전이 들어설 부지. 속초농아인교회 제공


예장통합 총회는 지난 4월 30일 산불피해 지역을 위한 기도회를 개최했으며 6월엔 속초농아인교회 공동의회가 열려 장애인 특수 사역을 전공한 최만석 목사를 청빙하기로 결의했다. 최 목사는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 시절 장애인신학연구회에서 활동했고 사모인 종은숙 전도사 역시 청각장애인으로서 함께 교회를 섬기고 있다.

최 목사는 “산불로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드신 주님께 영광을 돌리며 어려움 가운데 전국의 성도들이 도와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오는 8월 완공될 교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며 서로 배우고 은혜와 간증을 나누는 통합의 공동체를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목사도 “속초중앙교회는 평신도 선교사 파송을 통해 농아인교회의 통합목회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장애인 청년 일자리 창출, 수화교실, 지역아동센터 등으로 지역을 함께 섬기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