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대니 잉스(27·사우샘프턴)의 활약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잉스는 지난 2일(한국시간) EPL 21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의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같은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 제이미 바디(레스터·17골)에 이어 득점 순위 공동 2위(13골)에 올랐다. 최근 리그 10경기 9골, 올 시즌 팀 리그 골(25골)의 절반 이상을 넣었을 정도로 결정력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잉스는 2014-2015시즌 번리에서 11골을 넣으며 큰 기대 속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악몽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유망했던 선수의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의 악령이었다. 팀 훈련에서 왼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잉스는 2015-2016시즌 리그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후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다시 수술대에 오르며 2017-2018시즌까지 3시즌 간 잉스가 리버풀에서 뛴 리그 경기는 고작 25회에 불과하다.
잉스가 부활한 건 지난 시즌 시작을 앞두고 사우샘프턴으로 임대 이적하면서다. 24경기 7골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잉스는 올 시즌 드디어 꽃을 피웠다. 잉스는 토트넘전 승리 후 “팬들과 팀에 완전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며 “매일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여기서 다시 축구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활약에 사우스햄튼의 성적도 강등권에 5점 앞선 12위까지 상승한 상태다.
올 시즌엔 잉스와 바디 말고도 태미 에이브러햄(첼시), 마커스 래시포드(맨유·이상 12골), 라임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토트넘·이상 11골) 등 잉글랜드 출신 4명이 EPL 득점 순위 상위권의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 6위 8명 안에 잉글랜드 국적이 아닌 선수는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아스널·13골)과 사디오 마네(리버풀·11골) 밖에 없다.
다국적의 월드클래스 골잡이들이 각축을 벌이는 EPL이기에 올 시즌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들의 활약은 특별하다. 2018-2019시즌 3명(바디, 케인, 스털링), 2017-2018시즌 3명(케인, 바디, 스털링), 2016-2017시즌엔 2명(케인, 델레 알리)만이 상위 7명 안에 든 바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유로 2020을 앞두고 공격수 선발에 고심할 전망이다. 스털링, 케인, 래시포드, 에이브러햄이 현 대표팀에 소속된 가운데 잉스와 바디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잉스는 2015년 10월 15일 유로 2016 예선에서 A대표팀 소속으로 1경기를 뛴 경험이 있다. 바디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이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지만 A대표팀에서 부상 선수가 발생하는 등 비상 상황엔 대표팀 합류를 약속한 상태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최근 “대니 잉스는 래시포드, 에이브러햄, 케인, 스털링보다 득점 순위에서 앞서있다. 그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잉글랜드 출신 탑 스코어러”라고 평가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