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와 핵 개발 포기를 교환하는 방식의 비핵화 협상은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지난달 말 나흘 동안 진행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 관한 정보 당국의 보고에 이런 내용이 포함됐다고 6일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번 전원회의 결과 김 위원장이 핵 포기 불가, 핵 억제력 강화 지속, 무적의 군사력 보유 및 강화를 통한 ‘국방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했다. 또 김 위원장은 국가와 미래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제재와 핵 개발을 교환하는 방식의 협상은 불가’라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이 ‘충격적인 실제 행동’ 가능성을 경고하며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의 철회를 시사한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에 관한 분석도 나왔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최신형뿐 아니라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 미사일’(MIRV) 형태의 ICBM을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 의원에게 보고했다. MIRV는 미사일 하나에 여러 개의 핵탄두가 달려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것으로 ‘다핵탄두 미사일’로도 불린다. 한 번의 발사로 여러 대의 핵미사일을 쏘아 올려 여러 개의 표적을 타격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의 회귀 대신 경제 집중 노선을 유지키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또 정보 당국은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라도 군사 충돌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노동당 인사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된 김정관 인민무력성 부상은 2계급 특진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추정했다. 또 김 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계속 중용하는 이유가 주변 사람을 잘 신뢰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농구 교사로 알려진 최부일 인민보안상이 당 부장으로 이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이가현 김용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