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순위 청약자 34만여명, 17년 만에 최대

입력 2020-01-08 04:05

각종 규제가 점층된 지난해 부동산 시장 내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청약 열풍’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 1순위 청약자 수가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서울 1순위 청약자 수는 34만2598명으로 2002년(65만5242명)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광풍이 이어졌던 2002년 참여정부 부동산 규제가 시작된 이후 1순위 청약자가 점차 줄어들다가 규제가 완화된 2016년 30여만명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8만명에 비해 지난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제한조치 등으로 서울 내 ‘로또 분양’ 열기가 뜨거웠던데다 12·16 대책 등 각종 규제로 막차 탑승 수요층이 몰리며 청약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와 15억 이상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금지 조치로 시장 내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청약시장 내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실제 지난달 말 1순위 청약이 진행된 ‘e편한세상 홍제 가든플라츠’는 200가구 모집에 1만1985명이 몰렸다. 같은 날 진행된 위례신도시 ‘호반써밋 송파 1·2차’에도 1389가구 모집에 3만4824명이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역시 이 같은 청약 열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4월로 종료되고 보유세 부담이 세입자들에게 전가되면서 전세시장까지 요동을 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수요자들이 이미 가격이 껑충 뛴 서울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내 집 마련 통로로 남은 청약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청약경쟁률 고공행진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신규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4만5944가구로 집계돼 지난해 연기된 물량까지 대폭 소화될 예정이다. 강남 ‘개포주공1단지’(6642가구), 서초 ‘신반포 3차·경남 재건축’(2971가구) ‘방배6구역 재건축’(1131가구), 강동 ‘둔촌주공 재건축’(1만2032가구), 동작 ‘흑석3구역 재개발’(1772가구) 등 입지 좋은 도시정비 물량이 대거 예정돼 있다.

특히 둔촌주공이나 흑석3구역 등은 상한제 적용을 피할 가능성도 제기돼 4월 이전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의 ‘집중 타깃’이 될 전망이다. 가점이 낮은 30~40대가 ‘하늘의 별 따기’인 청약 대신 수억원대 웃돈에도 불구 당장 입주가 가능한 분양권 시장으로 눈을 돌려 과열이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