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합감리교회(UMC)가 동성 결혼과 동성애 성직자 허용 문제로 진통을 겪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교단을 분립하기로 했다. UMC는 1300만명 교인이 있는 미국의 대표적 교단이다. 미국의 감리교회뿐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일부 감리교회도 UMC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UMC는 지난 3일 “동성 결혼과 동성애 성직자 허용을 반대하는 보수적 성향의 UMC 소속 교회들이 별개 분파로 독립하게 됐다”는 내용의 ‘결별을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를 공개했다. 교단 분립은 오는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개최되는 UMC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UMC는 “이번 결정은 UMC 소속 교회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논의 과정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한 결과”라면서 “다른 길을 걷더라도 세상 모든 사람을 예수의 제자로 삼는 사명만큼은 동일하게 이어간다”고 밝혔다. UMC는 “교단을 나누는 일은 아프지만,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교단의 오랜 논쟁을 우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의정서에는 새로 만들어지는 보수적 성향의 감리교회에 4년에 걸쳐 2500만달러를 제공한다는 합의안도 담겼다. 새로운 감리교회에 가입하는 교회들은 교회 자산도 모두 유지할 수 있다. 교단을 옮기더라도 UMC 목회자와 평신도 연금을 해지할 필요는 없다.
UMC는 지난해 2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특별총회까지 열고 동성애로 인해 나뉜 여론을 봉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특별총회에 참석한 목사와 평신도 대표 중 53%가 “동성애 관행이 기독교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런 비율을 보면 실제 UMC에서 탈퇴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보수적 성향의 교단에 가입할 교회의 수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